현대·기아차 '카 마스터' 정규직 인정될까

입력 2017-08-22 10:08 수정 2017-08-2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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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사옥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사옥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기아자동차 대리점 영업사원(카 마스터)이 현대·기아차의 정규직 노동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대리점 영업사원들이 현대·기아자동차를 상대로 “정규직 근로자로 인정해달라”고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3건을 심리 중이다.

현재 현대차를 상대로 한 소송은 서울중앙지법에 2건이 계류 중이다. 사건은 민사42부(재판장 김한성 부장판사)와 민사48부(재판장 김범준 판사)가 맡고 있다. 유모 씨 등 8명이 기아차를 상대로 낸 소송도 민사42부에서 심리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직영인 지점과 대리점으로 나뉘어 영업한다. 직영 지점의 경우 현대·기아차 소속 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한다. 반면 대리점의 경우 대리점과 판매 용역 계약을 맺은 사람들이 차량을 판매한다. 이들은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사실상 '비정규직'이다. 직영 판매점 직원들과 같은 일을 하지만 기본급이 없고, 근로기준법과 4대 보험도 적용받지 못한다. 대리점 영업사원들이 자신들을 현대·기아차 정규직 노동자로 인정해달라고 소송을 낸 이유다. 2016년 기준 현대차는 전국에 390개 대리점이 있다.

이번 소송은 대리점 영업사원을 현대·기아차의 정규직 노동자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될 전망이다. 소송의 쟁점은 대리점 영업사원들이 현대·기아차의 지휘와 감독을 받는지 여부다.

대법원은 '불법 파견'을 인정할 때 계약의 명칭 등 형식이 아닌 실제 계약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인 기준으로 △원청이 상당한 업무 지휘·명령을 하는지 △원청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는지 △원청이 하청 근로조건 등에 대한 독자적 권한을 행사하는지 △원청 업무와 하청 업무가 구분되는지 △원청이 독립 조직과 설비를 갖췄는지 등을 제시했다.

대리점 영업사원들은 현대·기아차에서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고 있어 '파견 관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채용부터 직원 교육, 업무 내용, 근무시간 등을 현대·기아차가 실질적으로 지시한다는 것이다. 현대차 대리점 영업사원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여는의 박다혜 변호사는 "대리점 영업사원들은 형식상으로 대리점에 소속돼 차량을 판매하지만, 대리점은 중간에 끼어있는 상징적인 연결고리일 뿐"이라며 "현대차의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아서 업무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이 현대·기아차와 대리점 영업사원 간 계약을 '파견 관계'로 보면 이는 '불법 파견'이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자동차 판매 업무에 대한 파견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또 옛 파견법에 따라 사업주가 2년 이상 파견 노동자를 고용할 경우 직접 고용 의무가 있다.

더 나아가 법원이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를 인정할 수도 있다. 영업사원들이 대리점과 계약을 맺었더라도, 현대·기아차에 실질적으로 종속돼있었다면 본사 노동자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업체가 사실상 '무늬만 회사'라는 점도 입증돼야 한다. 법원이 이들을 현대·기아차 정규직 노동자로 인정하면, 전국 1만500여명에 달하는 대리점 영업사원들의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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