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 49곳에서 생산·유통한 계란은 연 6억2451만5000개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생산·유통된 물량 전체(135억5600만 개)의 4.6%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 가정 시 국민 1인당 연평균 12.5개의 살충제 성분이 함유된 계란을 먹은 셈이다. 특히 계란 섭취량이 높은 발달기 유아동의 피해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등 살충제 성분 검사가 사실상 올해부터 시행됐다는 점이다. 검사가 시행되기 전 소비자 피해 규모는 추산조차 불가능하다.
이번에 국내 계란에서 검출된 농약 성분은 피프로닐, 비펜트린, 플루페녹수론, 피리다벤, 에톡사졸 등 5종류다. 모두 살충제 용도로 사용된다. 과다 노출 시 두통과 청각반응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중 닭 진드기 퇴치 용도의 비펜트린은 미국 환경보호청(EFA)에 의해 발암 물질로 분류돼 있다. 피프로닐은 세계보건기구(WTO)에서 사람이 흡입하거나 섭취할 경우 두통이나 감각이상, 장기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 역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16일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살충제 계란 사태 해결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국민에게 진행 결과를 소상히 알릴 것을 주문했다.
더 나아가 문 대통령은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을 계기로 전염병 검역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 방안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부실한 관할 체계에 대한 정밀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