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소용량, 소포장 상품 전략에 주력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종전의 대형마트 판매공식인 대용량, 저가격, 풍부한 상품 구색을 깨는 것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7월 고품질의 차별화된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그로서란트(grocerant) 마켓인 서초점을 오픈하며, 소용량, 소포장 상품을 대폭 확대했다.
또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등은 기존에 운영하던 구색 대비 40% 가량 압축하고 패션 및 잡화 상품을 라이프 스타일숍으로 운영하는 등 변화에 포문을 열었다.
이같은 상품 전략 변화는 고객 소비 패턴과 매출 빅데이터의 분석,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사례 조사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대형마트의 장점인 신선식품과 즉석식품의 차별화를 통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생존 전을 꾀한 것이다.
우리나라 보다 일찍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1인 가구의 비율이 30%를 넘어섰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 가구 구성비는 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 기준 27.8%에 달한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구성비는 2000년 15.5%에서 2015년 들어 27.2%로 12%p 가량 늘었다. 최근 15년 사이 무려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총 가구수 증가를 견인해 왔다.
아울러, 초고령 사회의 도래 및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최근 혼자서 밥을 먹는 ‘혼밥', 혼자서 술을 마시는 ‘혼술' 등 신조어가 등장했다. 이에 발맞춰 유통업계는 소용량, 소포장 상품과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 등의 상품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신선식품 등 소용량 상품의 규격(용량)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새롭게 마련하고, 포장 방식과 진열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파격적인 가격 전략을 통해 상품의 고회전 구조를 확립해 갈 예정이다.
특히, 롯데마트는 보건복지부 1회 권장 섭취량, 농업진흥청 요리정보, 해외 사례 및 요리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기존 애매했던 ‘1인분'의 기준을 재정립했다. 고객이 1~2회 만에 소비하는 분량을 소용량 상품의 기준 규격으로 새롭게 설정했다.
예를 들어, 수박의 경우 취식 편의성과 속을 보고 구매하는 특성에 따라 기존 8~9㎏의 원물의 1/4 수준인 2kg으로 규격을 정했다. 보건복지부 1회 권장 섭취량 150g, 요리 전문가의 제안 200g 보다 잘라서 바로 먹거나 주스 등을 만들어 먹는 고객들의 특성이 고려됐다.
또, 소 등심(구이ㆍ불고기)의 보건복지부 1회 권장 섭취량은 60g, 농업진흥청 요리정보는 150g으로 일반적으로 요리전문가가 구이용으로 사용하는 150g으로 규격화 했다.
포장 방식 역시 개선했다. 수박은 조각 수박 전용 팩이다. 소 등심은 전용 트레이를 활용한다. 기존에 랩을 활용한 포장 방식이나 상품과 맞지 않는 트레이 등은 취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과일의 경우 소포장 컵 RRP 집기 등도 새롭게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필요 용도에 따른 균형적인 구색 압축으로 소용량 상품의 진열을 확대하는 한편, 고회전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원물 대비 110~120% 수준의 가격 전략도 수립했다.
일반적으로 소용량, 소포장 상품의 경우 원물을 소분하는 인건비와 별도 패키지 비용, 소분 후 선도 관리 등으로 인해 가격이 원물 대비 130~160% 수준으로 높았다. 즉, 한 통에 1만 원짜리 수박의 1/4통이 원물 가격(2500원)의 150% 수준인 3750원 가량이었던 것이다.
롯데마트는 유통BU 단위의 원물 공동 소싱을 통한 물량 확대, 패키지 공동 구매, APC(농산물 가공 센터) 내 소포장 라인 신설 등의 다양한 노력을 통해 기존 소용량 상품 대비 20% 이상 가격을 낮춰 ‘소용량 상품이 비싸지 않다’는 인식을 심겠다고 설명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이사는 “신선식품과 밀 솔루션을 중심으로 소용량 상품 및 소포장 상품을 확대하며 기존 대형마트의 판매 공식을 깨는 새로운 상품 전략을 추진한다”며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강점을 극대화해 가정식의 완전 대체를 목표로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