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 사이에 오가는 강경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북한을 불러싼 지정한 리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언급과 관련해 내각 인사들의 발언이 엇갈리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북한은 정권의 종말과 국민의 파멸을 이끌 어떤 행동도 고려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매티스 장관의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으로 미국 CNN은 국방 수장인 매티스가 북한 정권교체까지 거론하며 트럼프에 이어 사실상 최후통첩을 발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어 “북한은 스스로 고립시키지 않고 핵무기 추구를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정권의 (군사)행동은 우리의 행동에 의해 계속 극도로 압도될 것이고, 군비 경쟁이나 북한이 시작하는 충돌에서도 패배할 것”이라고도 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또 이어갔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대통령으로서 첫 번째 명령은 우리의 핵무기를 개조하고 현대화하는 것이었다”면서 “(이 과정을 통해)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라건대 우리가 이 힘을 사용할 필요는 결코 없겠지만,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아닐 때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직접적으로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해당 트윗 역시 북한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와 매티스 장관의 다소 자극적이고 강경한 어휘 선택에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시선을 끌고 엄중한 경고를 하려고 엄포용으로 이러한 발언을 이어가는 것인지, 아니면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구체적 행동까지 염두에 둔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대해 “메시지의 톤과 강도는 사전에 백악관 측근들과 논의된 것”이라며 애매모호한 해명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핵무기 개발 포기를 조건으로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지만 다른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옵션도 보고받았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틸러슨 국무장관은 트럼프와 매티스 장관과 달리 초강성 발언으로 인한 미국 안팎의 위기감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과 관련해) 며칠 사이 상황이 크게 바뀐 것은 없다”면서 “오늘 밤 미국인은 편히 잘 수 있다”고 했다. 틸러슨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북한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미국이 공격을 받았을 때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영국 BBC는 틸러슨이 트럼프 강성 발언 뒷수습에 나섰다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