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생소한 한국 김치에 호기심을 갖고 즐거운 표정으로 퇴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이예솔 씨)
국내 최초 식품박물관이자 CNN이 뽑은 세계 11대 음식박물관 중 하나인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1986년 설립된 이 곳은 30여 년간 김치의 다채로운 면모와 사연을 흥미롭게 간직하며 ‘김치의 세계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2013년 유네스코가 한국의 김장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 후 코엑스에서 인사동으로 이전한 뮤지엄 김치간에는 지난 7월까지 약 7만 여명의 누적방문객이 다녀갔다. 한류문화 명소로 떠오른 뮤지엄김치간에는 설효정 관장 등 8명의 직원이 김치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관장님을 비롯해 20~30대 젊은 여성 직원으로 구성된 풀무원 뮤지엄김치간팀은 각자 전시, 체험, 마케팅, 회계, 안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업무가 구분돼 있다기보다는 함께 고민하고 협업하며 방문객들에게 전시와 체험을 통해 김치문화를 전하고 있다”(나경인 파트장)
“다양한 CSR활동을 펼치고 있는 식품업계에서 박물관을 통한 사회공헌 사업은 풀무원이 유일하다. 우리의 전통 식문화를 널리 알리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 식품업체와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김다은 씨)
국내의 여러 전통 식품 중 김치를 체험 공간으로 마련한 데는 남승우 풀무원 총괄대표의 의지가 컸다. 국내 대표 식문화인 김치를 국내외에 제대로 알리겠다는 그의 일념은 전문성을 가진 박물관으로 탄생했고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유지돼 왔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회사가 어려워지자 사회공헌 사업인 김치박물관 운영을 중단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김치박물관 운영은 중단하지 않았다. 어린이와 외국인이 김치를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사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다”(나 파트장)
이런 노력으로 뮤지엄김치간은 CNN이 선정한 세계 11대 음식박물관으로 꼽힌데 이어 올해 3월에는 미국 엘르데코에서 선정한 세계 12대 음식박물관에 소개됐다. 세계 최대 규모 여행 정보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에서도 한국 여행 중 뮤지엄김치간은 빠뜨리면 안되는 명소다.
“아무래도 서울 유일의 김치박물관이고, 한국 대표 식문화 박물관이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이 찾는 것 같다. 외국인들에게는 한국 대표 음식 5가지 안에 반드시 들어가는 것이 김치다. 특히 김치 담그기를 체험한 외국인들의 반응이 좋다.”(방지은 씨)
“케냐 국적 외국인이 한국 식당에서 김치를 처음 접했을때 빨간 반찬이 매워보여 먹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나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김치 담그는 전 과정이 정성스럽다는 것을 알고 김치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했다. 케냐에 직접 김치를 가져할 수 없어 레시피대로 비슷하게 담가 케냐에서 김치홍보대사가 되고 싶다는 반응이었다"(이민아 씨)
“김치에 대한 외국인들의 의견은‘김치가 이렇게 만들어지는 몰랐다’부터 ‘김치냉장고를 사고 싶다’까지 각양각색이다. 김치를 직접 만들고 소중히 가져가는 외국인들을 보면 뿌듯하다. 우리 팀은 오늘도 ‘김치의 세계화에 한발 다가섰다’며 서로를 격려한다.”(이진이 씨)
이처럼 외국인들에게 김치에 대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뮤지엄김치간은 수준 높은 영상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코엑스 김치박물관이 장독, 김장독과 같은 용기와 옛 부엌살림 등 유물 중심 전시관이었다면 재개관한 이 곳은 시대 흐름에 맞는 현대식 박물관인 셈이다. 4층 김치마당의 김장플레이 테이블에서는 통배추 김치와 백김치 담그는 2개 과정을 디지털게임으로 간단하게 체험해 볼 수 있고 ‘과학자의 방’에서는 전자현미경으로 살아있는 김치유산균을 관찰할 수 있다.
“박물관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공간 내 전시물을 디지털 기술의 편리함과 아날로그의 감수성을 결합한 콘텐츠로 꾸몄다. 매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창작극 ‘김치 연극’,‘김치 퀴즈대회, 레드벨을 울려라’는 어린이들이 좋아한다”(노지연 씨)
김치박물관이 성장 공간이자 자부심인 풀무원 뮤지엄김치간 팀원들에게는 김치전도사로서의 사명감이 전해져왔다.
“뮤지엄 김치간은 나를 성장하게 해준 희노애락이 담긴 공간이다. 365일 박물관 운영에 대해 고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스스로를 성장시키는데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물이 좋은 반응을 얻었을 때 느낀 보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나경인 파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