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이동성(Mobility)’이라는 영역에 혁신이 녹아 있지 않았어요. 여러 불편함을 빨리 해소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땀 한땀 바닥부터 만들어가는 치열함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의 차분한 말투 속에는 새로운 사업영역에 대한 의지가 뚜렷하게 배어 있었다. 카카오택시와 대리운전 등 스마트 모빌리티(차세대 이동수단) 사업을 전문화한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1일 공식 출범했다. 그 중심에는 서비스 개발부터 실무자로 이 사업을 이끌어온 정주환(39) 대표가 있다.
앞서 정 대표는 카카오 O2O 사업 부문을 총괄해왔다. 카카오택시 출시를 시작으로 카카오내비(내비게이션), 카카오지하철(지하철 시간 정보), 카카오버스(버스 도착시간 확인), 카카오드라이버(대리운전) 등 차량과 연결된 O2O서비스가 그의 손에서 시작했다. “오프라인의 불편함을 모바일로 해소해보자”는 게 틀을 벗어날 수 있는 촉매제였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분사하면서 카카오 직원 150여 명도 새 회사로 소속을 옮겼다. 주력 사업인 카카오택시에 3분기 안에 기업용 업무택시 서비스와 카카오페이 자동결제 기능도 도입할 예정이다. 하반기에 주차장 검색·예약·결제 등 기능이 담긴 ‘카카오파킹’(가칭)도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사는 ‘집중을 위한 선택’이었다.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지만 그는 조심스럽게 내년께 가시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분사는 사업 영역을 더 세분화하고 전문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올 연말 쯤에는 지금까지 공격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에 대한 성과가 보이고, 내년 정도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는 TPG로부터 50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차량공유서비스 ‘우버’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등에 투자한 글로벌 투자자다. 정 대표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모빌리티 사업의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모색할 방침”이라며 "성장을 위해 좋은 인력과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업무 협약을 맺은 일본 ‘재팬택시’와는 한국과 일본 어디에서나 택시를 호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일본을 넘어 다른 국가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영역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에 진출할 예정이냐”는 물음에는 “기업으로서 자연스럽게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는 방향을 추구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가 추구해온 카카오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는 어느 틈엔가 우리 주변에 성큼 다가와 있다. “카카오로 소통하고 카카오로 움직인다”는 카카오의 생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