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통령선거(대선)가 치러졌고, 제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아들 준용 씨에 대한 취업 특혜 의혹에 휘말렸고, 급기야 국민의당에선 준용 씨가 다녔던 파슨스 디자인스쿨 대학원 동기의 육성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하며 의혹을 증폭시켰다. 언론과 각종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 등을 통해 이 같은 녹취록 내용은 일파만파 확산됐고, 이 사태로 당시 문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도도 하락했다.
하지만 6월 말 국민의당 측이 준용 씨의 파슨스 디자인스쿨 대학원 동기 육성 인터뷰 내용 등 일부가 당원인 이유미 씨에 의해 조작됐다고 시인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비록 문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결국 국민의당에서 만든 가짜뉴스 탓에 혼전을 거듭한 셈이었다.
이처럼 가짜뉴스는 최근 사회 전반을 흔드는 이슈가 됐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가짜뉴스를 만들어 상대 후보나 상대 당 진영을 흔드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가짜뉴스에 대한 대처는 어떡해야 할까. 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신간 두 권을 소개한다.
신경 과학자이자 인지 심리학자인 대니얼 J. 레비틴 박사가 쓴 책 ‘무기화된 거짓말’은 우리가 매일같이 마주하는 수많은 정보에서 문제점을 찾는 법과 왜곡된 진실을 밝혀내는 여러 가지 방어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 뽑은 2016년 올해의 단어가 ‘탈진실(脫眞實)’일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진실의 붕괴는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신문이나 방송에 나온 내용이라고 해서 모두가 사실은 아니라는 전제하에 모든 것을 의심하고 문제점을 지적한다.
현직 기자인 정재철 씨가 쓴 ‘팩트체킹’은 전 세계 팩트체커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수집한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팩트체킹의 기본 개념과 역사적 배경,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팩트체킹이 끼친 영향과 한계에 대해 설명한다.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활개친 가짜뉴스의 대표적인 예가 “힐러리가 IS에 무기를 팔았다”,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라는 내용 등이다. 미국 대선의 승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됐지만, 그의 승리에는 이런 가짜뉴스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 뿐 아니라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가짜뉴스는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쳐 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거짓이 판칠수록 진실에 대한 갈구는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팩트체킹’이 새로운 저널리즘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을 정도다. 저자는 “팩트체킹은 단순히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이 아니라 참과 거짓을 분명하게 판정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라며 “언론계에서 말하는 ‘사실확인’보다 좀 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검증’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