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올 초 출시한 ‘농업인 지원기금 조성’ 특화상품인 ‘농사랑’이 대박을 터뜨렸다. 농사랑은 당초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회장의 지시에 급조한 상품이라는 지적도 받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월 1조 원에 육박하는 퍈매 실적을 내고 있다.
26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월, 상품 판매수익 일부를 농업인 지원기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출시된 ‘농(農)사랑 금융상품’이 6개월 만에 5조5000억 원에 달하는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상품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인 ‘農사랑 CMA 머니마켓랩(MMW)’과 ‘農사랑 특정금전신탁’, ‘農사랑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파생결합사채(DLB)’등 3종으로 구성됐다. 현재까지 각각 1370억 원(말잔), 5조2031억 원(평잔), 883억 원(발행금액)의 성과를 냈다.
김용환 회장은 지난해 말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이 심각해지자 대책 마련을 위해 전 계열사를 방문했다. 특히 NH투자증권 방문 때 “지금 농민들이 고생하고 있는데 증권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은행은 하다못해 쌀이라도 팔아 농민을 도와주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상이 걸린 NH투자증권은 곧바로 농민 지원을 위한 농사랑을 출시했다.
농사랑이 급조한 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출시 첫날, 농사랑 금융상품에 첫 번째로 가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농사랑은 논란과 달리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농업인 지원도 무리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농사랑은 판매 실적에 따라 매년 말, 지원기금을 조성하고 농촌사랑 범국민 운동본부 등 농업인 지원 공익단체에 전달할 방침이다. NH투자증권 내부적으로는 지원 규모가 연간 5억 원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농사랑 3종 모두 모두 안전자산에 기반한 상품이라는 이유로 일부 안정성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의 유동자금이 유입되면서 판매 실적이 좋아진 것 같다”면서 “게다가 농협중앙회 소속인 지역농충협에서 운용하는 예금상품인만큼 농업의 발전과 농업인 지원이라는 취지가 반영됐다는 점이 좋게 인식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