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무대에서 무례한 태도로 논란을 빚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의 영어 실력을 비난해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초 독일에서 열린 G20 만찬 상황을 설명하던 중 아키에 여사가 영어를 못한다는 얘기를 꺼냈다. 그는 “나는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 옆에 앉았다. 그녀는 훌륭한 여성이지만 영어는 못한다”고 말했다. NYT의 매기 하버만 기자가 “아예 못한다는 얘기냐? 제로(0)냐”고 묻자 “안녕하세요(헬로)도 못한다”고 답했다.
이어 기자가 “매우 어색한 자리였을 것”이라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힘든 자리였다”며 “만찬이 약 1시간 45분 동안 진행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키에 여사의 영어실력을 문제삼는 발언이 나오자 소셜미디어 상에는 아키에 여사가 영어로 연설하는 영상이 퍼졌다. 아키에 여사는 지난 2014년 뉴욕에서 개최된 한 포럼에서 영어로 15분간 기조연설을 했다.
NYT의 도쿄 특파원 모토코 리키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발언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아키에 여사가 트럼프와의 대화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영어를 못하는 척을 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실제로 아키에 여사가 ‘헬로’도 할 줄 모른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아키에 여사는 세이신여자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일본 광고회사 덴쓰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프랑스 방문 당시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짓 여사에게 “몸매가 정말 좋다(You’re in such good shape)”라고 인사해 논란을 빚었다.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브리짓 여사의 몸을 평가한 성희롱이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