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달 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정식 양자 회동 이외 별도로 한 번 더 만났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두 번째 대화는 두 정상이 오전에 공식 양자 회담을 가진 같은 날 G20 정상들과 배우자들의 만찬 자리에서 이뤄졌다. 당시 정식 회담에서도 트럼프와 푸틴은 당초 예정됐던 35분을 넘겨 2시간이나 열띤 대화를 나눴다. 이후 만찬장에서 트럼프는 원래 예정됐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옆자리 대신 푸틴에게로 가서 대화했다.
이 소식을 최초로 공개한 사람은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대표였다. 브레머는 전날 고객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트럼프와 푸틴이 G20 만찬장에서 러시아 측 통역을 대동한 채 한 시간 가량 대화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만찬장에 참석했던 사람들로부터 이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참가자들은 당시 대화가 매우 활발하고 친밀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묘사했다”고 말했다.
브레머의 폭로에 백악관은 이날 사실을 시인하면서 “두 번째 회동을 감추려 했다는 주장은 잘못되고 악의적인 것”이라며 “세계 지도자와 교류하는 것은 대통령의 의무다. 또 이는 정식 회담이 아닌 단순한 대화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러시아 측 통역만 대동한 것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 측 통역이 영어와 일본어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트럼프가 지난해 대선 당시 자신의 선거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내통 의혹인 러시아 게이트로 정국이 뒤숭숭한 가운데 이런 민감한 사안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비공개 대화여서 그 내용도 백악관 공식 기록으로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