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G, 유통기한 임박했다?...‘포스트 FANG’에 주목하라

입력 2017-07-1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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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AFANNG, SUNRISE 등 약어 등장

▲나스닥지수 추이. 13일(현지시간) 6274.44 기록. 출처 = 블룸버그통신
▲나스닥지수 추이. 13일(현지시간) 6274.44 기록. 출처 = 블룸버그통신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인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알파벳 자회사)의 앞글자를 딴 ‘FANG’이 미국 주식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약 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동안 FANG 기업 주가가 예전 명성을 잃었다는 우려도 나왔으나 최근 다시 주가 상승세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FNAG 기업의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포스트 FANG’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FANG 기업은 2015년 CNBC의 방송 진행자이자 유명 투자자인 짐 크레이머가 만든 신조어다. FANG은 영어로 ‘송곳니’를 뜻하는데 뉴욕증시 상승세를 이끄는 IT 기업을 묶어 이름 붙인 것이다. 이들 4개 기업에 더해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기업들을 추가한 신조어들도 등장했다. 애플을 더한 ‘FAANG’,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를 더한 ‘FANNG’ 등이 그 예다.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약진하는 테슬라에 대한 기대를 반영해 테슬라, MS, 애플, 엔비디아의 앞글자를 따 ‘MANT’로 묶는 시도도 있었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46% 상승했다.

크레이머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자신의 트윗터에 ‘CAAFANNG’이라는 단어를 새로 올려 시선을 끌었다. 주식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8개 기업을 뜻하는 말로 기존의 FANG 기업에 애플, 엔비디아, 컴캐스트, 아바고를 더한 것이다. 다만 크레이머가 트윗을 올리고 나서 컴캐스트와 아바고의 주가는 부진한 모습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라쿠텐증권경제연구소의 구보타 사네유키 수석 애널리스트는 “FANG 기업과 함께 언급된 기업들을 모두 나열하면 CAAFANNGMT가 되는데 모두 주가수익비율(PER)이 높다”며 “그러나 다소 성숙한 기업들이어서 하락세로 돌아설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내에서 최근 화제 되는 약어로는 ‘SUNRISE’가 있다. 소프트뱅크, 닌텐도, 리크루트홀딩스, 소니 등 뜨는 4개 기업을 기존에 있는 단어로 조합한 것이다. 이들 기업은 신제품이나 새로운 사업 모델 구축으로 성장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다만 소니를 제외한 나머지 3개 기업은 지난달부터 주가 상승세가 주춤한 상태다.

약어는 시대를 반영한다.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회장이 만든 ‘브릭스(BRICs)’란 용어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성장세를 전망해 2001년 만들어졌다. 브릭스의 성장세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타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브릭스 국가들은 여전히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50조 엔(약 510조 원) 이상의 경기 부양책으로 세계 경제를 견인하고 있고,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개혁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08년 이후에는 ‘비스타(VISTA)’가 탄생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터키, 아르헨티나 등 5개국의 머리글자를 딴 말이다. 2년 전부터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앞글자를 딴 ‘VIP’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세 나라 모두 생산 가능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중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브릭스가 그렇듯 한때 많이 쓰였던 약어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FANG의 활약도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후지 노리히로 애널리스트는 “주식 시장의 변화가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며 “약어로 주목받는 종목에 대한 위험의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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