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반도체도 平定”… 삼성·SK하이닉스 ‘파운드리’ 승부수

입력 2017-07-12 10:19 수정 2017-07-1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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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맞물려 시장 급속 성장… 사업 분사 등 경쟁력 강화 총력

글로벌 반도체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분야 평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비메모리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후발 주자다. 4차 산업의 핵심인 비메모리 반도체는 팹리스 설계에 따라 실제 생산역할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역할이 중요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팀을 독립 사업부로 격상시켰고,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 부문을 떼내 만든 별도의 자회사‘SK하이닉스 시스템 IC’가 출범했다. 파운드리는 시스템반도체 부문으로 팹리스(Fabless) 업체들로부터 설계를 받아 생산만 담당하는 반도체 위탁 생산사업이다. 설계만 하는 업체를 팹리스, 제조만 하는 업체는 파운드리라 부른다.

파운드리 업체는 1위인 대만 TSMC와 UMC,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인텔, 삼성전자 등이 거론된다. 이 중 실제 설계와 생산 모두가 가능한 곳으로 인텔, 삼성전자 등이 꼽히며 종합반도체회사로 구분되기도 한다.

◇파운드리 사업 독립 운영=삼성전자는 지난 5월 조직 개편을 통해 시스템 LSI사업부를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업부로 분리했다. 이에 따라 삼성 반도체는 메모리·시스템LSI(팹리스)·파운드리 등 ‘삼두마차’ 체제로 재편됐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에서 쌓은 반도체 미세공정 노하우를 파운드리에 접목할 계획이다. 11일에는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현재 주력 양산 공정인 14나노와 10나노 공정현황을 소개했다. 또한 8나노에서 4나노에 이르는 광범위한 첨단 공정 로드맵, 설계 인프라, 8인치(inch) 파운드리 고객지원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현 노광장비로 구현할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미세공정인 8나노 LPP(Low Power Plus) 공정개발을 연내 완료하고,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적용한 7나노, 6나노, 4나노 공정개발을 각각 내년과 오는 2019년, 오는 2020년 등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1장의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MPW(Multi Project Wafer) Shuttle’서비스를 확대 제공하고, ‘파운드리 B2B 웹사이트’를 통해 고객이 공정 PDK(Process Design Kit) 및 IP(Intellectual Property)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상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마케팅팀 상무는 "IoT, Automotive,AI등 새로운 응용처의 등장으로 국내도 로직(Logic) 반도체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다양한 고객을 지원하고자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리한 만큼 국내 고객사들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출범한 SK하이닉스 시스템 IC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름 200mm 웨이퍼를 사용하는 충북 청주의 M8 공장을 기반으로 CMOS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IC(DDI), 전력관리칩(PMIC) 등을 위탁 생산할 계획이다. 신설법인의 총 직원수는 생산직과 일반 사무직을 합쳐 1300여명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사장은 “공정과 기술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을 다변화해 장기 성장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며 “200㎜ 파운드리 업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4차 산업과 맞물린 파운드리 사업=삼성과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그동안 파운드리 시장을 견인했던 스마트폰과 TV 시장이 성숙기에 다다르면서 위기감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주목받고 있는 웨어러블 및 IoT 분야는 다양한 센서를 많이 필요로 해 관련 시장을 확대시켰다. IoT의 경우 웨어러블 기기 등 모든 사물을 연결하려면 초경량 통신용 시스템반도체와 센서가 필수적이다.

빅데이터와 관련해선 데이터의 절대량이 급증하면서 메모리반도체의 주 수요처가 스마트폰에서 빅데이터(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AI는 IoT나 빅데이터로 연결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가 통합된 두뇌 모방형 반도체가 쓰일 것으로 반도체 업계는 전망한다.

이에 따라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9%씩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1년까지 파운드리 시장은 연평균 7.8%씩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D램(5.3%), 낸드플래시(6.1%)보다 높은 수치다. 파운드리와 종합반도체 회사를 합친 전체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2021년 819억3000만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바일 의존도가 점차 낮아져 모바일 외에 하이퍼포먼스 컴퓨팅 등 다른 응용처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라며 “국내 업체들이 파운드리 사업부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고객사에서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고 초대형 거래선 뿐 아니라 다양하게 거래선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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