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도 안 듣는 슈퍼 박테리아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연구진은 지난해 ‘항생제 내성(Antimicrobial Resistance·AMR)’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AMR로 전 세계에서 매일 1900명, 연간 70만 명이 사망한다. AMR을 해결하지 못하면 오는 2050년께 AMR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동시에 이는 세계 경제에도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는 지난 2014년 AMR가 계속해서 줄어들지 않으면 전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나온 정부 독립위원회의 보고서는 AMR로 인해 2050년까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연 2.0~3.5%, 60~100조 달러(약 11만5050조 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이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발견해 인류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항생제가 점점 발전하면서 폐렴, 결핵 같은 질병은 더는 선진국에서 치명적인 질병으로 취급받지 않는다. 그러나 질병이 항생제에 반응하는 방식이 변화해 AMR가 공중 보건을 위협하고,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수준까지 다다른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거릿 챈 사무총장은 AMR의 확산을 “슬로 모션 쓰나미”라고 표현했다. 쓰나미만큼 엄청난 피해를 서서히 몰고 올 것이라는 의미다. 영국의 샐리 데이비스 공중보건국 최고의료책임자(CMO)는 “AMR은 테러, 독감과 함께 국가를 위협하는 주된 요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