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실리콘밸리의 심각한 주택난을 타개하기 위해 본사 근처 멘로파크에 1500세대를 포함하는 복합단지를 건설한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단순한 주택이 아닌 하나의 마을을 조성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멘로파크 본사 건너편에 23만㎡(약 6957만 평) 규모의 부지에 ‘윌로 캠퍼스’라고 이름붙인 복합마을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까지 건설 첫 단계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샌프란시스코 남쪽 지역의 높은 집값 때문에 직원들이 사무실과 점점 먼 곳에 살면서 통근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존 테네스 글로벌 시설 담당 부사장은 “윌로 캠퍼스의 목표는 주택, 편리한 대중교통이 포함된 복합 마을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비전 중 하나는 지역 사회 서비스 전체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지역에 계속 투자하지 않는다면 이 때문에 직원들이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슨 케이스 멘로파크 시장은 “IT 기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임대료 상승 문제가 심각한데, 페이스북의 제안이 이를 해결할 것”이라며 환영했다. 케이스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더 많은 IT 회사가 페이스북과 같은 제안을 하길 바란다”고 썼다.
멘로파크 주민위원회의 다이안 베일리 이사도 슈퍼마켓과 약국, 공원 등이 포함된 마을 조성 프로젝트를 반겼다. 베일리 이사는 “페이스북이 진정으로 좋은 이웃이 되길 원한다”며 “현재는 교통 체증 때문에 가장 가까운 슈퍼마켓을 가는 데도 30분 이상 걸린다”고 토로했다.
2010년 이래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에는 64만 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지만 주택 건설 속도는 이에 훨씬 못미쳤다. 부동산전문 사이트 렌트정글은 멘로파크의 평균 월세는 2011년 이래 3배 이상 뛰었다고 분석했다. 현재 멘로파크에서 2인용 아파트의 한 달 임대료 평균은 3934달러(약 452만 원)로 이는 뉴욕시를 뛰어넘어 미국 전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데이터 제공업체인 트룰리아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전역의 집값은 2012년 평균 53만5000달러에서 작년에는 88만8000달러로 급등했다.
현재 멘로파크에는 페이스북 직원 9000명 이상이 살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멘로파크의 페이스북 직원 수는 54% 늘었고 윌로 캠퍼스가 문을 열면 멘로파크 지역에 거주하는 직원 수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