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6일) 교섭에서 사측이 또 다시 진정성 없는 대응에 나선다면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19차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노조는 6일 진행되는 20차 교섭에서 회사 측에 임단협 관련 제시안을 한꺼번에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하며 "정당한 제시가 없다면 노동조합은 결단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또 다시 합의가 불발돼 노조가 파업을 결정할 경우 현대차 노조는 6년 연속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
산업계 전반에 '하투(夏鬪)'의 전운이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업계 뿐만 아니라 중공업, 타이어 등 여러 업종에서 노사간 마찰음이 커지는 중이다.
기아차노조는 이미 파업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29일 임금 인상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낸 것이다. 오는 13일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는 대로 파업 돌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국GM노조도 올해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성과급 통상임금의 500% 지급, 주간 연속 2교대 등을 요구하며 오는 10일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GM은 지난달 30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며 중노위에 쟁의조정신청을 냈고, 6일 부터 이틀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도 못한 채 올해 임금 협상에 들어간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7일과 29일 각각 2시간씩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조선업황 불황에 따른 수주절벽으로 하반기 5000여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자 회사측이 임금 기본급 20% 반납 및 순환휴직을 제안했고,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이후 1년째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금호타이어노조(1노조)도 지난달 1~2일 근무조별 2시간 부분 파업을 단행했다.
재계에서는 올해 산업계 전반의 근로손실일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파업에 따른 근로손실일수는 203만 일로 공식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12년 만의 전면 파업을 결정한데다 공공·금융노조의 성과연봉제 반대 파업 등이 영향을 미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올해는 친 노동 성향의 정권이 들어선 만큼 노동계가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직 주요 사업장이 분규에 돌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