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증시에서 상장을 준비 중인 롯데케미칼의 종속회사 LC 타이탄이 기업공개(IPO) 흥행에 실패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이 부진하며 IPO 규모를 줄인 데 이어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미달이 발생했다. 타이탄이 상장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계획보다 6000억 원이 줄어든 1조 원에 그치게 됐다.
타이탄은 4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를 통해 청약 결과를 발표했다. 일반 공모는 4936만6000주가 배정됐으나 청약은 3202만3700주(64.87%)에 그쳤다. 우리사주조합 등에 배정된 신주 역시 641만7000주였으나 38.83%인 249만1500주만 청약됐다. 이에 따라 총 청약률은 61.87%에 불과했다.
실권주 2126만7800주는 기관에 배정될 예정이다.
당초 타이탄은 말레이시아 증시의 IPO 최대어로 역대급 상장이란 기대를 받았으나, 최근 실적 악화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타이탄은 올해 영업이익이 32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 감소할 전망이다.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타이탄은 기관 투자자의 참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전반적인 수요를 고려해 기관 투자자 배정 물량을 기존 6억8470만 주에서 5억2421만7000주로 23.4% 줄였다.
이에 따라 타이탄은 신주발행수를 기존 7억4048만3000주에서 5억8000만주로 줄이며 총 IPO 규모 역시 기존보다 21.7% 줄어들게 됐다.
공모가 역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6.5링깃(1740.12원)으로 확정됐다. 공모가 밴드는 지난달 16일 7.6~8링깃에 형성돼 있어 최대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공모가가 낮아지면서 조달할 수 있는 자금 역시 1조92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타이탄의 인도네시아 신규 NCC 건설 계획 역시 다소 변경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탄은 상장을 통한 조달 자금과 자체 보유금으로 인도네시아에 3조 원을 투입해 초기 100만 톤 규모의 NCC 설비와 다수의 다운스트림 설비를 신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상장을 통한 조달 자금이 줄어들며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금의 투입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