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관련 진공펌프 생산업체인 엘오티베큠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공매도가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4일 엘오티베큠은 전일대비 2.5%(400원) 내린 1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57%에 이은 이틀 연속 하락세다.
최근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가 구체화되고 있고, 이날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과 함께 21조4000억 원에 달하는 시설 투자를 추가 단행한다는 소식을 알렸다는 점에서 엘오티베큠의 부진은 다소 의외란 평가다.
엘오티베큠은 국내 유일한 건식 진공펌프 생산업체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에 납품하고 있다. 작년 기준 매출 비중은 건식진공펌프 65%, 플라즈마 장비 7%, 수선보수 28%다. 산업별로는 반도체 85%, 디스플레이 15% 내외로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잇단 납품 계약 소식도 긍정적이다. 이날 엘오티베큠은 삼성전자와 23억 원 규모의 반도체 공정용 건식진공펌프 공급 계약을 알렸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 7일과 13일에도 삼성전자와 각각 26억 원, 24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김장열 골드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고도화 및 미세화에 필요한 수준 높은 진공펌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평택 18라인 투자 확대 및 하이닉스 M14 증설 계획 등에 따라 건식 진공펌프에 대한 수요도 대폭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공매도가 악재로 작용했다. 전날인 지난 3일 엘오티베큠의 전체 주식 거래량은 18만2867주로 이 중 14.62%인 2만6742주가 공매도로 기록됐다. 이날 역시 전체 거래량 중 5.67%가 공매도로 나타났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측한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 등 반도체 주에 대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왔다는 점이 공매도에 영향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국내 반도체 업황을 고려할 때 하반기 펀더멘탈(기초체력)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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