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롯데케미칼의 종속회사 LC 타이탄이 상장 규모를 축소했다. 신규 발행되는 주식 중 기관에 배정될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체 IPO 규모도 줄어든 것이다. 이에 더해 공모가 밴드 역시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타이탄의 IPO가 기대보다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타이탄은 신주발행수를 기존 7억4048만3000주에서 5억8000만주로 줄였다. 이에 따라 타이탄의 IPO 규모는 기존보다 21.7% 줄어들게 됐다.
IPO 규모가 축소된 것은 기관 투자자에 배정될 물량이 줄어든 까닭이다. 기관 투자자 배정 물량은 기존 6억8470만 주였으나 5억2421만7000주로 23.4% 감소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예상보다 저조하자 신규 발행 주식수 자체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전반적인 수요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타이탄이 상장을 통해 조달할 자금도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공모가 밴드 역시 변동될 가능성이 있어 자금 규모는 더욱 작아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16일 기준 공모가 밴드는 7.6~8링깃에 형성돼 있어 조달 자금 규모는 1조5478억 원이었으나, 최근 공모가 밴드 하단을 6.5링깃으로 낮추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조달 자금은 9850억 원까지 감소할 수 있다. 공모가는 이날 결정될 예정이다.
이 연장선상에서 타이탄의 인도네시아 신규 NCC 건설 계획 역시 다소 변경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탄은 상장을 통한 조달 자금과 자체 보유금으로 인도네시아에 3조 원을 투입해 초기 100만 톤 규모의 NCC 설비와 다수의 다운스트림 설비를 신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상장을 통한 조달 자금이 줄어들며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금의 투입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타이탄은 IPO 규모를 줄였으나 최대 5553만7000주를 구주 매출할 수 있도록 한 초과 배정 옵션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이는 타이탄 주식에 대한 초과 청약이 있을 경우 롯데케미칼이 보유 중인 주식 일부를 내놓을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공시 관련 사항이라 자세한 내용을 언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