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인터넷 전문기업인 네이버와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가 손잡았다. 미래에셋대우는 26일 네이버와 디지털 금융사업 공동 진출 외에도 금융 관련 AI(인공지능) 공동 연구, 국내외 첨단 스타트업의 발굴과 투자 등을 골자로 한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사의 제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보기술(IT)과 금융이라는 이질적 업종이 화학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사업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라고 관련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특히 금융과 IT의 융합이 가시화하고 있는 세계 시장 상황에서 발 빠르게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양사의 니즈가 맞아떨어져 두 회사가 서로의 금융 빅데이터와 디지털 콘텐츠를 공유하기로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AI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네이버로서는 AI에 방대한 규모의 빅데이터가 필수인 만큼 미래에셋의 금융 빅데이터는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네이버는 미국 제록스의 AI 연구소인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하는 한편 AI의 밑거름이 되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딩 사업을 위해 경기 용인에 제2데이터센터를 신축하기로 하는 등 인공지능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증권을 합병하면서 단박에 국내 최대 증권사 반열에 오른 미래에셋대우 입장도 마찬가지다. 방대한 빅데이터와 금융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과 핀테크 시대를 앞두고 활용법에 고민해온 현시점에 네이버는 파트너로서 손색이 없다.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플랫폼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거점에서 종합 증권사로 성장하고 있는 미래에셋은 이 지역에서 탄탄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가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자회사 라인의 모바일 메신저가 전 세계적으로 월 사용자 2억2000만 명에 달하는 플랫폼으로 커진 만큼 유럽, 북미, 중국, 동남아 등에 뻗어 있는 미래에셋의 네트워크를 무기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여건을 마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가시적 효과는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미래에셋대우에서 나올 것”이라면서도 “네이버가 중장기적으로 방대한 양의 금융 빅데이터를 가치로 환원한다면 미래에셋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