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만되면 거론되는‘디젤 리스크’에 국내 완성차 업계가 가슴을 졸이고 있다. 반면 일본차 업체들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경유차가 지목되는 것이 싫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26일 “경유값 인상에 따른 미세먼지 절감의 실효성이 낮다고 확인됐다”며 “경유값 인상에 대해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경유값 인상 논란은 결국 ‘소동’으로 일단락 됐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마저 반갑지않은 상황이다. 미세먼지 감축 이슈가 터질 때마다 터지는 디젤 리스크가 신형 SUV 출시로 부진 탈출을 노리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최근 ‘코나’와 ‘G4 렉스턴’을 출시하며 각각 반등과 도약을 노리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내달 소형 SUV인 ‘스토닉’를 출시해 해당 차급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각오다.
최근 SUV 모델에 가솔린 엔진을 탑재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소비자에게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SUV로서 힘을 발휘한다는 인식이 깊어 국내 업체들이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쌍용차는 티볼리 이후 G4 렉스턴으로 SUV 명가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시점이라 디젤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쌍용차 관계자는 “G4 렉스턴은 상황에 따라 가솔린 모델을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운 도요타, 렉서스 등 일본차 업체들은 미소가 번지고 있다. 지난해 폴크스바겐·아우디의 ‘디젤게이트’로 올해 크게 수혜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디젤게이트로 수입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올해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70.8%의 성장세를 보였다. 디젤게이트로 경유차 대신 하이브리드차량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이로 인해 렉서스와 도요타는 각각 지난해 대비 42.6%, 38%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차가 미세먼지에 미치는 영향이 작더라도 친환경차 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경유차에 대한 규제 강화는 불가피하다”며 “디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책을 강구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