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거물들이 미국을 찾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맞으러 워싱턴D.C까지 날아갔다고 26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처음으로 이날 미국을 방문했다. 모디 총리의 방미에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 등을 포함한 21명의 정보·기술(IT) 업체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워싱턴D.C에 모인 IT 업체 CEO들은 모디 총리와 함께 90여 분간 회담을 했다.
미국 IT 업체 수장들이 버선발로 모디 총리를 맞이한 데는 인구 13억 명의 인도 시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작용한 것이라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최근 중국을 잇는 새로운 성장동력원으로 인도를 꼽으며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3년간 50억 달러(약 5조6700억 원)를 인도 시장에 투자했고 애플은 지난달 처음으로 인도 현지에서 아이폰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13억의 인도 소비자를 끌어들이려고 경쟁을 불사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4월 음식 주문·배달 서비스 등 예약 앱 ‘아레오’를 출시했고, 페이스북은 지난달 인도에 와이파이존 2만 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긴장감보다 훈훈한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미 IT 업계와 인도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베조스 CEO는 이 회의를 “대단했다”며 “인도 시장이 가진 밝은 전망과 에너지에 감명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 시장의 투자와 성장 가능성에 흥분을 감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는 인도 정부가 7000가지 개혁을 시작하고 있다며 인도 시장의 가능성을 어필했다. 그는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상품서비스세(GST) 제도는 13억 인구의 인도를 통일된 시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ST제도는 주마다 달랐던 인도의 부가가치세를 하나로 통일하는 개념이다. 인도 태생인 구글의 피차이 CEO는 이 정책을 낙관했다. 그는 “인도에서 시행될 새로운 세금 정책은 매우 흥분되는 것”이라고 인도 ANI통신을 통해 밝혔다. 또 피차이 CEO는 “GST는 모디 총리의 개혁 의지를 보여주는 정책”이라며 “이것이 개혁을 위한 신호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모디 총리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 무역, 이민, 기후변화 정책 등에서 양국 간 견해 차이는 있었지만, 경제 분야에서만큼은 협력할 것을 모두 분명히 밝혔다고 USA투데이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인도와의 협력이 이보다 더 밝은 적은 없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