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자동차가 소형차 생산을 중국으로 집약시킨다.
포드는 20일(현지시간) 북미에서 판매하는 소형차 ‘포커스’의 미국 생산을 중단하고 중국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식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포드는 미국 켄터키공장에 9억 달러의 투자 계획도 발표했는데, 이는 현지 인력 1000명의 고용을 유지함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의 비판을 방어할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포드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일자리 창출 압박에도 불구하고 소형차를 중국 생산으로 전환한 것은 수익성이 낮은데다 최근 대형차의 인기로 미국에서 소형차 판매가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는 올들어 5개월간 미국에서 포커스 6만7150대를 판매했다. 이는 작년보다 20% 감소한 수준이다. 원래 포드는 인건비가 싼 멕시코에 16억 달러를 들여 새로 공장을 짓고 미국 공장에서의 생산을 옮겨올 계획이었으나 미국 제조업 부활을 내건 트럼프의 비판에 결국 올 1월 계획을 철회, 다시 중국 생산으로 방향을 틀게 됐다.
포드에 따르면 2018년 중반에 미시간공장에서 포커스 생산을 중단하고, 2019년 후반 생산을 시작할 예정인 신형 포커스는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해 수입한다. 생산 체제 변경으로 당초 계획에 비해 1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조 힌리치스 포드 부사장은 “중국으로의 생산 이전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회사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전기차 등 성장이 유망한 사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포드의 새 리더십 하에 발표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으로 포드의 개혁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포드는 지난달 최고경영자(CEO)를 마크 필즈에서 짐 해켓으로 교체했다. 해켓은 사무용가구회사 스틸케이스에서 30년간 근무한, 사실상 자동차업은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회사가 그를 새로운 리더로 선임한 건 조직 혁신 경험이 있는 경영자를 원했기 때문이다.
다만 BBC는 ‘러시아 게이트’ 파문으로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위해 이런 결정을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으로 생산을 유턴시키는 트럼프의 압력은 이미 일련의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