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달러 표시 100년 만기 장기 국채를 발행했다고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아르헨티나 재무부는 금리 7.9%에 27억5000달러 어치의 100년물 국채를 발행했다. 당초 제시됐던 금리는 8.25%였다. 발행금리가 내려갔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투자자들 사이에서 아르헨티나 국채 수요가 컸다는 의미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이번 100년물 채권 발행으로 아르헨티나도 멕시코와 영국, 아일랜드에 이어 장기채권 발행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다만 아르헨티나와 같이 국가신용등급이 정크(투자 부적격)인 국가가 100년 만기 장기 국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르헨티나는 1816년 독립 이후 채권과 관련해 8차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2001년 국가 부도 규모는 1000억 달러에 달해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국가 부도라는 오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만큼 투자자로서는 아르헨티나 채권 투자의 리스크가 높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취임한 친기업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의 주도로 아르헨티나는 2016년 3월 15년간 매듭짓지 못한 채무상환 협상을 마무리 지으면서 글로벌 자본 시장에 복귀했다. 같은해 4월 아르헨티나는 15년 만에 국채 발행에 성공했으며 이후 다양한 만기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남미 투자 전문인 이스플로라도르 캐피탈매니지먼트의 조 하퍼 파트너는 “마크리 정부가 지난해 디폴트 문제를 해결했고 이제 시대는 변했다”면서 “아르헨티나의 정책도 중심이 잡혔고, 아르헨티나의 향후 100년은 지난 100년과는 매우 다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8%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은 국채 투자자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다. 또한 아르헨티나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겠다는 정책을 이행할 경우 아르헨티나 국채 가격이 향후 수년 내 크게 오르면서 차익을 실현할 가능성도 크다. 아르헨티나는 올해에만 약 95달러를 차입했으며 향후 50억 달러 이상을 추가로 차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