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강세를 이끌 우리 기업들의 올해 실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전반적인 실적 눈높이가 높아진 가운데, 업종별 온도차가 뚜렷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는 28조60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 컨센서스(25억5508억 원)보다 11.9% 상승한 수치다. 증권가는 시총 상위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22조7522억 원)보다 5조6882억 원(24.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컨센서스를 끌어올린 일등 공신은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0조6000억 원대에서 12조9000억 원대까지 2조3000억 원가량 상향 조정됐다. 일부 증권사는 13조 원 중반대의 호실적을 제시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에서 유례 없는 경쟁력을 갖춘 상태”라면서 “IM(IT·모바일)사업부는 안정적인 점유율 확보에 무리가 없다”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2조8400억 원대로, 지난해 2분기(4529억 원)보다 500% 이상 껑충 뛸 전망이다. D램의 가격 상승으로 증익 가시성이 높아졌고, 낸드(NAND) 경쟁력 가치도 부각되고 있다.
LG전자는 시총 상위 20개사 가운데 컨센서스가 가장 가파르게(53.0%) 상향 조정됐다. 일각에서는 9000억 원대 ‘깜짝 실적’도 점쳤다.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는 프리미엄 가전과 TV 사업의 호조는 물론, 골칫거리였던 스마트폰 사업의 구조조정 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현대차그룹 3개사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컨센서스는 나란히 하향 조정됐다. 실적 역시 3개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 것. 증권가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조5800억 원, 64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 들어 현대·기아차의 월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지역의 수요 감소가 이어지면서 6월에도 역성장 기조도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를 고스란히 드러낼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 컨센서스(-25.4%)는 시총 상위 20개사 중 가장 크게 하향 조정됐으며, LG생활건강(-13.8%)에 대한 기대치도 눈에 띄게 낮아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화장품 업종이 2분기에 연중 최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