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정(이하 파리협정) 탈퇴 선언에 전 세계에서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가 1일(현지시간)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한 순간 백악관 밖에서는 이를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또 전 세계 정부와 기업 지도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개했다.
이날 저녁 백악관 근처에서는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시민이 ‘기후위기에 눈을 떠라’‘과학은 생명을 구하는 것’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트럼프의 결정 번복을 요구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매우 실망스러운 결정이다. 환경 문제에서 미국이 리더여야 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미국 정부와 모든 관계자들이 후손을 위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세워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성명을 냈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와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파리협정 탈퇴는 역사적 실수”라는 트윗을 남겼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럼프가 미래를 거절한 소수 국가 대열에 미국을 합류시켰다”고 비판했다. 현재 유엔 회원국 중 파리협정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는 시리아와 니카라과 2개국밖에 없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파리협정은 돌이킬 수 없으며 재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이들은 이 협정이 지구 전체와 사회 경제를 위한 중요한 도구라고 거듭 강조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트럼프 결정에 실망감을 표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우리는 저지대의 섬 도시국가로 기후변화 영향에 특히 취약하며 생태계와 인류 사회에 잠재적 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세계적 노력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2019년부터 탄소세를 이행하는 것을 포함해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트럼프의 결정 이전부터 파리협정을 지지해왔던 기업계 인사들의 비판도 빗발치고 있다.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기후변화는 사실”이라며 “파리협정에서 이탈하는 것은 미국은 물론 세계에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머스크와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CEO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파리협정 잔류를 설득했으나 충분하지 않았다”며 “환경을 보호하려는 애플의 노력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도 “파리협정 탈퇴는 환경과 경제 모두에 좋지 않으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 월마트 등도 트럼프 결정을 비판하면서 환경보호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