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널 업체들이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주하고 있는 중소형 OLED패널 시장 진출을 탈피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뒤늦게 중소형 OLED에 투자를 쏟아붓고 있어 눈길을 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업체들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마이크로LED’ 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은 2014년 마이크로LED 스타트업 업체 럭스뷰 테크놀러지를 인수했으며, 페이스북도 자회사 오큘러스를 통해 아일랜드의 마이크로LED업체인 인피니 LED를 인수했다. 대만 홍하이그룹도 최근 올레드 진출 대신 자회사인 이노룩스와 샤프 등을 통해 미국 마이크로LED 기업 이룩스 인수를 확정지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뒤늦게 중소형 OLED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계획된 5조 원대의 설비 투자 가운데 약 70%를 OLED 설비 증설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는 중소형 OLED 에 더 집중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경북 구미사업장의 E5공장에서 올해 3분기부터 플렉시블 OLED 제품이 양산되며, 파주의 E6생산라인에서도 2018년부터 중소형 OLED 패널의 양산을 시작한다. 파주 P10 공장도 대형 LCD와 중소형 OLED 중 어느 쪽에 투자할 것인지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소형 OLED에 무게가 실린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LG디스플레이가 뒤늦게 중소형 OLED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중소형 OLED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투자가 늦은 건 맞지만 중소형 OLED가 메가 트렌드인 만큼 따라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 바 있다. LCD 시장은 중국패널업체들의 양산으로 치킨게임이 우려되는 상황이며, 세계 패널 시장의 판도 역시 LCD에서 OLED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이에 회사는 현재 독주하고 있는 OLED TV패널 시장과 함께 중소형 OLED 시장까지 확보, 전체 OLED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9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고, 패널업체들의 주 고객사로 꼽히는 애플 역시 마이크로LED 사업에 뛰어든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의 뒤늦은 따라잡기식 투자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