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1분기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4월부터 실제 영업이 이뤄진 탓에 손실을 보였지만, 손실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다만, 실적 선방에도 대출 여력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히 떨쳐내지는 못했다. 예상보다 빠른 대출 성장세를 받쳐주기 위한 재원 확보가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1일 올 1분기 분기순손실로 118억200만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자수익은 5억 원이었지만, 이자비용은 300만 원에 불과했다. 수수료 부문의 손실은 컸다. 200만 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둔 데 반해 수수료 비용으로는 7억7100만 원을 계상했다.
다만, 이 같은 실적은 IT협력업체와 주주사 임직원 중 실거래 테스트에 참여했던 700여 명과 관련된 부분이라 의미있는 부분은 아니다.
눈 여겨봐야 할 항목은 고정비다. 인건비, 임차료 등이 포함된 일반관리비로는 115억2900만 원을 썼다. 200여 명의 임직원 수와 이들의 평균연봉 6000만 원을 감안할 때 크지 않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재무상태표에 자본은 2080억5600만 원이 기록됐다. 지난해 12월에 비해서 자본 127억5800만 원이 줄었다. 자산은 2191억4700만 원, 부채는 110억9100만 원이 계상됐다. 다만, 자산 중 유동성이 있는 현금은 8억 원, 대출채권은 1013억4500만 원에 불과했다.
문제는 케이뱅크의 현재 상태가 빠른 대출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느냐다. 전날 기준 케이뱅크는 3500억 원의 대출을 집행했다. 당초 목표인 4000억 원의 87.5% 수준이다. 이런 속도라면 2분기 내 목표의 조기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케이뱅크 측은 예금 4000억 원이 더해지며 대출 재원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주택담보대출 상품과 소호(SOHO)대출 등이 출시된다, 대출 수요가 더 몰릴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수신은 정체됐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31일부터 200억 원을 목표로 2%의 금리를 제공하는‘5차 코드K정기예금’을 내놨다. 4차 상품을 내놓은지 40여 일 만이다. 하지만 인기는 떨어졌다. 지난달 18일 4차 상품은 판매개시 3시간 만에 목표를 채운 반면, 5차 상품은 하루가 지난 이날까지 판매 중이다. 2%는 현재 시중은행의 예금상품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다.
남은 대안은 증자밖에 없다. 케이뱅크는 2~3년 내 2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최근 올해 말까지로 대폭 앞당겼다. 최근 새 정부가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인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총리 및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로 국회가 몸살을 앓고 있는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