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디젤 시장은 ‘황소걸음’을 하고 있는 데 비해 업체들의 생산 능력은 ‘토끼걸음’처럼 증가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5개년 계획에 따르면 경유에 혼합되는 바이오디젤의 혼합비율이 올해 0.5%에서 2012년까지 3%로 늘어난다. 내년에는 바이오디젤 비율이 0.5%에서 1.0%로 확대되면서 시장 규모도 연 9만t에서 연 18만t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정부는 17일 서울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기후변화 대책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후변화 4차 종합대책’을 심의·확정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바이오디젤 등록 업체는 현재 20개사로 생산 능력은 연 80만t 규모라고 밝혔다. 이 공급 능력은 내년 수요에 비해 4배가 넘는 수치다.
그런 가운데 남해화학과 동양제철화학 계열사인 유니드, TKM바이오디젤코리아, 자연에너지 등의 업체들이 내년 상반기에 산자부 등록을 추진 중이어서 앞으로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디젤 업체 20개 가운데 정유사와 공급계약을 맺은 적이 있는 곳은 지난해 가야에너지와 BDK, 에코에너텍, 비엔디에너지, 넥센코, 단석산업, 에너텍 등 7개사로 나타났다.
그리고 현대오일뱅크가 내년 공급사로 선정한 애경유화를 포함하면 8개사만이 공급계약을 맺고 있을 뿐이다.
최근 GS칼텍스는 지난해부터 공급 실적이 있는 에코에너텍과 비엔디에너지를 공급사로 선정했다.
SK에너지도 바이오디젤 신규 공급업체를 올해 안에 선정할 예정이지만 제품공급의 안정성, 품질관리, 운영 노하우 등을 종합평가해 등록만 한 채 생산 실적이 없는 영세업체는 제외할 예정이다.
실질적으로 산자부에 등록한 뒤 6개월 안에 사업개시 신고를 하고, 1년 안에 영업을 개시하지 않으면 등록 취소 사유에 해당 돼 바이오디젤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한 출혈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와 더불어 바이오디젤 원료인 국내 폐식용유는 20%선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고, 수입 원료인 대두유 가격이 연초 1t당 600달러에서 최근 1000달러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 수익성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같이 바이오디젤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난립하는 이유는 정부가 바이오디젤 확대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증시에서 테마주로 주가차익을 거두려는 의도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디젤협의회 관계자는 “바이오디젤 업체가 무분별하게 늘어 시장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많은 상황이다”면서 “안정적 수급과 품질관리 등이 보장되지 않는 영세업체가 시장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