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BMW, 부품난에 전 세계 공장 가동 중단…도요타發 ‘적기공급생산방식’에 허점

입력 2017-05-3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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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 전자 조향 시스템 공급 차질이 원인…“1주일간 생산 중단 시 매출 손실 5.5억 유로 달할 수도”

▲BMW의 중국 선양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블룸버그
▲BMW의 중국 선양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블룸버그

독일 럭셔리 자동차업체 BMW가 부품 공급난으로 세계 각국에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라이프치히와 뮌헨, 남아프리카공화국 로슬린, 중국 선양 공장 등에서 BMW 1~4시리즈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BMW의 마이클 렙스톡 대변인은 “선양과 로슬린 공장은 이날 생산을 중단하고 라이프치히 공장은 부분적으로 문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생산 중단이 언제 끝날 지 말할 수는 없다”며 “이에 따른 재무적인 피해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라이프치히 공장은 이미 지난 26일부터 문을 닫은 상태이며, 뮌헨 공장도 지난주부터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프치히 공장 측은 i3와 i8 등 전기차 생산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BMW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의 이탈리아 자회사가 전자 조향 시스템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것이 생산 차질의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BMW는 생산 차질에 따른 손해 배상을 보쉬 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보쉬는 “이탈리아 공장에서의 공급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독일 은행 방크하우스람페의 크리스티앙 루드비히 애널리스트는 “BMW는 매주 최대 1만7500대의 1~4시리즈를 생산하고 있다”며 “이번 분기에 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전체 영업이익에서 9%, 금액상으로는 4500만 달러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르네 톤 바르부르크리서치 애널리스트는 “1주일간 1~4시리즈를 생산하지 못하면 매출이 약 5억5000만 유로(약 6907억 원) 줄어들 것이다. 여기에 중국과의 합작사 손실도 더해야 한다”며 “다만 올해 남은 기간 BMW가 생산 중단 충격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T는 재고를 거의 제로로 하고 필요할 때만 부품을 공급받는다는 ‘적기공급생산방식(JIT, just-in-time)’의 허점이 다시 부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 생산 라인에 즉각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마르커스 두에스만 BMW 구매·공급 담당 이사는 “아주 작은 부품이라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큰 영향을 준다”고 했다.

JIT는 1990년대 도요타가 비용과 재고 절감 등을 위해 도입하면서 전 세계로 퍼졌다. 이는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질 경우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이런 문제점이 부각돼 열흘간 공장 가동이 전면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도요타는 특정 부품업체에 문제가 생기면 대체 조달할 수 있는 업체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등 JIT 허점 보완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1월 아이치제강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일본에서 1주일간 생산이 중단되는 등 JIT 관리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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