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에 롤러코스터 타는 달러

입력 2017-05-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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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러시아 내통설 의혹이 불안감 키워”

작년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 달러 가치는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당시 고공행진이 무색하게 최근 달러화 가치는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유로·달러화는 전일 대비 1% 상승한 1.10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1월 대선 전날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이 있다고 16일 CNN머니가 보도했다. 케임브리지글로벌페이먼트의 칼 샤모타 글로벌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실질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샤모타 애널리스트는 “트럼프가 러시아와 기밀 정보를 공유했다는 보도는 큰 정치적 타격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내통설에 휩쓸렸고 그 과정에서 연방수사국(FBI)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이 불안감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윈 신 애널리스트도 최근 달러화 약세는 러시아와 내통설에 휩싸인 트럼프 행정부 탓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와의 내통설에 힘이 실리는 것에 더해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입법 안건도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작년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가치가 상승했던 데는 감세, 규제완화, 인프라 지출 등에 기대가 작용했다. 그러나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인 ‘트럼프케어’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다른 정책들도 지연되고 있다고 신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미국의 달러화 가치 하락이 트럼프 대통령과는 관련 없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S&P500지수는 미국 기업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16일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르 애널리스트는 “트럼프가 쓰는 새 드라마는 달러화 가치 하락의 주 요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대조적으로 유럽 경제가 호조를 보인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3월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의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어 유로화 가치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정치적 안정도 유로화 가치를 높였다. 프랑스에서 최근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을 꺾고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정치적 불안감이 완화했다.

유럽의 경제는 모멘텀을 되찾았지만 미국의 경제는 올해 초 둔화세를 보였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7%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3~4% 성장과는 거리가 멀다. 샤모타 애널리스트는 “어느 방향으로 봐도 달러화 가치 상승을 지지할 만한 열기가 없다”고 말했다.

나이키, 애플처럼 수출 비중이 큰 다국적 기업에는 달러화 가치 하락이 호재로 작용한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메이드 인 USA’ 물건의 가격은 내려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달러가 너무 강하다”고 토로한 것도 강한 달러 영향으로 미국산 제품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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