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의 점포 통폐합에 반발에 노동조합이 부분 파업에 나서자 박진회 행장이 비정규직 300명을 연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강수를 뒀다.
16일 박 행장은 이날 오후 임직원에서 보낸 이메일을 통해 “매년 전담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은 비정규직 운용에 대한 부속 합의에 의하여 운용되어 왔으나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규직 전환을 실시한다”고 알렸다.
대상은 무기 일반사무 전담직원 및 창구직원 약 300여 명으로 올해 중 정규직 행원과 동일한 직급인 5급으로 일괄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씨티은행은 당초 정규직 행원 채용인원의 20%에 해당하는 인원을 매년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나, 올해는 무기 일반 사무 전담직원 및 창구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한다는 것이다.
박 행장은 “정년 연장으로 사문화된 준정년 특별퇴직금제도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면 TF팀을 가동해 논의해보겠다”고도 언급했다.
이 같은 박 행장의 행보는 이날부터 태업 등 부분파업에 돌입한 노조와 적극적인 대화를 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무기계약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은 씨티은행 노조가 임금·단체 협상 과정에서 요구했던 사안 중 하나다. 점포 통폐합을 밀어붙이는 대신 노조 요구 중 하나인 정규직 전환 카드를 내줬다는 얘기다.
또한 이는 새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움직임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 공공 부분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박 행장은 점포 통폐합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업점 숫자가 시장점유율을 결정하는 전통적인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WM센터와 여신영업센터를 거점으로 디지털과 오프라인 영업점을 아우르는 옴니채널을 갖춰 대형 시중은행과 진정으로 경쟁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보자는 게 영업점 통폐합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금융 전략 변화에 따른 인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고, 고용 보장에 대해 책임질 것”이라며 구조조정설에 대한 루머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