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달성한 상장사들의 주가가 연초 대비 눈에 띄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30위권 내 상장사 중 올해 1분기 실제 실적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10% 이상 뛰어넘은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 기업 9곳 중 8곳의 주가가 연초 대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가 가장 크게 오른 상장사는 LG전자(57.4%)다. 1분기 영업이익 9200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57% 뛰어넘은 LG전자는 주가도 그만큼 뛰었다. 5개월 새 5만1600원에서 8만1200원까지 상승, 2013년 이후 4년 만에 ‘8만전자’ 시대를 열었다.
1분기 연달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은 은행 관련주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지주사 설립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분기 순이익을 실현한 신한지주의 주가가 10.7% 뛴 것을 비롯, KB금융(23.6%)과 하나금융지주(34.9%), 우리은행(25.9%)이 상승했다.
POSCO(5.8%), LG화학(10.2%), SK이노베이션(18.1%) 등 다른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들의 주가도 올랐다. 삼성물산만 연초와 동일한 12만5500원에 마감해 변동이 없었다.
시총 최상위 기업들의 약진 역시 눈길을 끈다.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27,1%)와 SK하이닉스(23.7%)는 나란히 20% 이상 뛰었다.
S-Oil은 컨센서스를 10% 이상 밑돈 '어닝 쇼크'에도 불구, 24.6% 올랐다. 실적 부진에도 주당 6000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높은 배당 매력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총 30위권 내 상장사(넷마블게임즈 제외) 가운데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한국전력(-1.8%), 현대모비스(-6.4%), 기아차(-7.0%), 롯데케미칼(-4.6%) 4곳뿐이다.
증권가는 시총 상위주 중심의 실적 모멘텀이 오는 2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코스피를 이끄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12조7100억 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시장은 13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목표주가는 최대 300만 원까지 상향 조정됐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평균 7.1% 상회하는 견조한 실적을 확인했다”면서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5월 둘째주 기준 192조 원으로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