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트럼프, FBI 국장 다음은 백악관 대변인?

입력 2017-05-1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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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 사진=AP뉴시스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돌연 경질한 이후 행정부 고위 인사를 대상으로 또 한 번 칼을 빼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1일(현지시간) 백악관 관리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몇 주간 선임고문 등 핵심 참모진에 백악관 대변인 교체 여부를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한 직후부터 논란이나 이슈를 진화하기보다는 오히려 문제를 키운다며 백악관 안팎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잇단 말실수는 오히려 화를 부르는 꼴도 허다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인파가 ‘역대 최대’였다고 주장하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 당시와 비교한 언론들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달에는 미국 정부가 어떻게 러시아를 설득해 시리아 아사드 정권 지원을 차단할 것인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답하면서 “아돌프 히틀러조차도 화학무기를 사용할 정도로는 타락하지 않았다”면서 “여기 히틀러만큼 비열한 사람이 있다”라고 말했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히틀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수용소 가스실에서 청산가리인 시안화물을 사용해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자행했다.

잇단 말실수와 미숙한 상황 대처로 사퇴론이 거세졌지만 마땅한 후임자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스파이서 대변인이 해군 예비군 훈련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새라 허커비 샌더스 부대변인이 대행 업무를 잘 소화해내면서 그의 입지가 더 좁아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예비군 훈련과 관련해서도 스파이서 대변인이 미리 이번 훈련에 불참하고 백악관에 남아 업무를 보겠다고 밝혔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절했다.

제이크 노박 CNBC 수석 칼럼니스트는 11일 자 칼럼을 통해 트럼프가 스파이서 대변인을 해고해야 할 이유가 자명해졌다고 평가했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아칸소 주지사이자 지난해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였던 마이크 허커비의 딸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코미 FBI 부국장 해임으로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 샌더스 부대변인이 기자 브리핑에서 비교적 자신의 뜻을 잘 대변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수많은 FBI 직원들로부터 그런 취지(신뢰 상실)의 말을 들었다”며 해임 사유를 설명했다. 노박 칼럼리스트 역시 샌더스가 첫 브리핑이지만 모순되지 않은 태도로 일관하는 등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이번 주까지 스파이서 대변인을 대신해 정례 브리핑을 책임진다.

한편 코미 국장 해임 논란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NBC와 인터뷰에서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권고를 받기 전부터 코미 국장을 해고할 요량이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앤드루 맥카베 FBI 국장 대행은 코미 전 국장이 직원들 사이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백악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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