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보수 진영 통합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는 "불리해질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진보 진영의 표심을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나눠 갖게 되면 홍 후보에게 유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준표 후보는 2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대선후보 초청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의미가 없다"며 "우리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하면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진다"고 말했다.
현재 경쟁 구도를 유지하면 진보 진영의 호남 표심이 문 후보와 안 후보에게 분산된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홍 후보는 "수도권과 호남에서 두 사람이 양분하고 있는데, 안 후보가 사퇴하면 그 표가 저한테 안 오고 전부 문 후보에게 간다"면서 "오히려 안 후보가 호남에서 선전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호남몰표 현상이 양분되면 홍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보수진영이 통합하면 득표율 이상의 상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홍준표 후보는 초청토론회를 마친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초청 특별간담회에도 참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상식적으로 볼 때 1대1로 붙으면 게임이 된다고 생각들하는데 그렇게 되면 '호남몰표' 현상으로 이기기 더 어렵다"며 "현재의 구도가 좌파정권을 막는 데 더 유리하다"고 단언했다.
이어 보수대통합은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는 해석도 내놨다. 홍 후보는 "조원진(새누리당)·남재준(통일한국당) 후보만 들어오면 사실상 보수진영은 단일화되는 것"이라면서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라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는 최정상까지 다 갔다고 본다. 더 이상 나올 게 없다"며 문 후보가 37∼38%대 지지율에 갇힐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가 목표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 전체 득표율(51.6%) 가운데 80%를 가져올 수 있다면 최종 40%대 득표로 문 전 대표를 이길 수 있다"고 계산했다.
한편 물밑에 머물던 바른정당의 단일화 논의가 급부상한 것과 관련해 "유 후보는 차차기를 위해서 끝까지 갈 것 같다"며 "굳이 우리는 단일화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홍 후보는 이날 저녁 대구로 내려가 서문시장에서 보수 표심에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