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최기호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가 한국세무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기업의 유효법인세율 측정방법에 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유효법인세율은 애플이 21.1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전자(19.94%), 구글(19.81%), 현대자동차(16.22%) 순으로 나타났다. 애플과 삼성은 유효세율 차이가 1.25%포인트에 그쳤다.
유효법인세율은 법인 소득에서 법인세 부담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명목 세율과 무관하게 법인이 소득 대비 실제 세금을 얼마나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논문은 금융감독원 사업보고서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2011∼2015년까지 이연 법인세 자산 등 과거 기간에 대한 회계상 조정분을 제외한 기업별 ‘현금유효법인세율’을 측정했다.
법정세율 대비 유효세율은 구글이 50.7%로 가장 낮았다. 애플이 54.22%로 뒤를 이었고 현대자동차(67.05%), 삼성전자(82.39%) 등 국내 기업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미국 기업은 적용된 명목 세율과 비교하면 실제 부담하는 세율은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한국 기업은 상대적으로 명목 세율에 근접한 수준의 세율을 부담했다는 의미다.
논문은 그 이유로 ‘조세 피난’을 꼽았다. 국내 기업과 달리 애플과 구글의 일부 해외 자회사들은 절세 등을 위해 법인세율이 12.5%에 불과한 아일랜드에 소재하고 있다. 국내에서 애플 아이튠즈에서 결제를 하면 룩셈부르크로 뜨는 것도 마찬가지다.
논문은 애플과 구글이 이들 해외 자회사들에 더 많은 소득을 배분함에 따라 유효세율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해외 자회사의 유보이익 중 모회사에 송금할 의사가 없는 ‘영구적 재투자금액’을 반영하면 애플과 구글의 ‘회계상 유효법인세율’(과거기간 세금 조정분 포함)은 각각 35.38%, 35.31%로 법정 법인세율 수준까지 상승했다.
논문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앞으로 애플과 삼성이 내는 법인세율은 더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법인세를 현재 35%에서 15%로 낮추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