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깜짝 실적’ 소식에 은행·증권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불황이 무색한 실적 개선세에 주가가 당분간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는 7.26% 급등한 3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지주(2.41%), KB금융(1.19%), 기업은행(1.21%)도 동반 상승했다. 우리은행(1.74%)과 광주은행(1.74%)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은행주의 강세는 은행들의 연이은 1분기 호실적 발표 덕분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4921억 원을 기록,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14% 상회했다. 시중은행 중 대우조선해양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하나은행은 3500억 원의 충당금 비용이 발생했지만,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를 선제적으로 잠재웠다는 평가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던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이슈가 소멸하면서 실적 개선과 투자심리 회복에 따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1분기 당기순이익 9971억 원을 실현했다. 지주사 설립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분기 순이익이다. 8701억 원을 기록한 KB금융도 최대 순이익을 냈다. 우리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43.8% 증가한 6375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2011년 2분기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수익성은 은행권 평균을 상회하면서 NIM 개선 정도에 따라 더욱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면서 목표주가를 2만 원까지 높여 잡았다.
은행들이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이자수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신한금융 2.10%, KB금융 1.95%, 우리은행 1.91%), 하나금융 1.86% 등 전 분기 대비 0.04~0.07%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대출금리를 인상하면서 예대마진이 커진 결과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과 원화 강세 등 매크로 변수가 긍정적인 가운데 양호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은행업종의 주가수익률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시중금리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경우 은행업종의 상승 모멘텀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주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메리츠종금증권은 3.74% 오른 3885원을 기록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8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규모다. 이 밖에 SK증권(3.52%), 유진투자증권(3.41%), 한화투자증권(2.51%) 등이 줄줄이 상승했으며, 대신증권(1.22%)은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