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기업 원익IPS가 관계사 테라세미콘과의 올해 합병 재추진은 없다고 밝혔다. 당분간 연구개발(R&D)과 삼성전자의 투자 대응에 집중하면서 합병 재추진은 장기화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원익IPS는 테라세미콘과의 합병 재추진 계획에 대해 올해 합병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며 “내년이나 향후 재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원익IPS는 유사업종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창출, 지배구조 투명성 증대, 향후 신사업 추진 등의 성장역량을 확보, 재무구조 및 경영의 효율성을 증대 등을 위해 지난해 9월 테라세미콘과의 합병을 추진했다.
그러나 같은해 11월 개최된 테라세미콘 임시주주총회에서 참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서 회사 합병 계약이 해제됐다. 테라세미콘 주주들은 회사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시점에 합병을 추진했다며 반발했다.
원익그룹은 원익IPS와 합병을 고려해 테라세미콘을 관계사로 편입시킨 만큼 그동안 추후 합병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시장에서도 올해 원익IPS와 테라세미콘의 합병 재추진설에 관심이 높았다.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이 2008년 12월 합병 실패 이후 다음 합병 시도까지 약 5개월의 시간이 걸린 점을 고려하면, 원익IPS와 테라세미콘의 합병 재추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원익IPS가 테라세미콘과의 올해 합병에 선을 긋고 나서면서 합병 재추진은 장기화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신에 당분간 R&D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삼성전자의 투자에 대응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설비투자금액은 지난해 13조2000억 원에서 올해 16조10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평택공장이 5월부터 본격 가동해 3분기 말에는 월 8만 장 목표치에 도달하기 때문에 여름부터는 또다시 평택공장 추가 투자 또는 중국 시안 2차 투자가 다시 화두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TSMC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하반기 7nm 핀펫(FinFET) 신공장 투자 가능성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신규개발 장비 등 반도체 장비 및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올해 삼성전자의 투자가 많을 것으로 보여 여기에 대응하는 데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원익IPS는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장비(PECVD), 원자층증착장비(ALD) 등 반도체 증착 장비가 주력 제품이다. 테라세미콘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열처리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8일 원익IPS는 전일 대비 1.53%(400원) 오른 2만6600원에, 테라세미콘은 5.17%(1500원) 오른 3만5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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