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20조 시대] ‘배당’ 재미 본 外人 “Buy Korea” 외칠까

입력 2017-04-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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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상위 10개사에서만 5조원 챙겨…수익률 더 높여야 국내투자 증가 기대

외국인은 해마다 우리 증시에서 짭짤한 배당 수익을 챙기고 있다. 지난해에도 유가증권시장 배당 상위 10개 사에서만 5조 원 가까운 배당금을 챙겼다. 우리 기업들의 배당 확대 정책이 확산하면서 외국인의 ‘바이코리아’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배당금 총액은 20조9496억 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등 2016 사업연도 배당금 상위 10개사의 배당 총액은 9조9281억 원으로 전체 배당금 규모의 47.4%를 차지한다.

상위 10개사의 배당금 중 절반 이상인 4조9749억 원(50.11%)은 외국인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2015년(4조1125억 원)과 비교해 볼 때 20.97% 늘어난 금액이다.

코스피 전체 배당금의 1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외국인에게 역대 최대 규모인 1조9552억 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외국인 보유 비율이 76.3%에 달하는 S-Oil은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은 5064억 원을 배당한다. 신한지주는 이미 지난 7일 배당금 총액 6875억 원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4663억 원을 외국인에게 지급했다. 포스코와 KB금융도 3000억 원 이상의 배당금이 외국인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은 외국인이 배당 수익을 노리고 접근할 만큼 우리 증시의 매력도가 높지 않다고 지적한다. 여전히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이 다른 나라 대비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이 모건스탠리캐피털지수(MSCI)에 편입된 상장사를 기준으로 추정한 13개 신흥국의 올해 평균 예상 배당수익률은 2.89%다. 한국은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1.80%에 그쳐 이들 가운데 11위를 기록했다. 한국 상장사 주식을 100만 원에 샀다면 1년간 평균 1만8800원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4.93%), 말레이시아(3.09%)는 물론 인도네시아(2.53%)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를 불러들이려면 국내 기업들이 더욱 활발한 배당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를 예로 들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를 비롯한 외국인 주주들은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이에 부응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강화된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고 올해부터는 분기 배당까지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코스피 대형주 가운데 분기 배당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시도는 그간 글로벌 기업 대비 저평가돼 있던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에도 외국인은 우리 증시를 3조292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이다. 이달 들어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두드러지면서 외국인의 ‘사자’ 기조는 한풀 꺾였지만, 한국 증시의 배당수익률이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끌어올려 지면, 외국인 자금이 활발히 유입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기업들이 꾸준히 배당금을 늘리는 움직임은 외국인 투자 비중 증가를 불러온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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