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PE 등 국내 주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PEF운용사협의회 회장 자리를 고사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달 1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PEF운용사협의회 정기 총회에서는 차기 회장을 선출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초대 회장인 이재우 보고펀드 대표가 직무대행 체재로 차기 회장이 뽑힐 때까지 업무를 지속할 예정이다. PEF운용사협의회는 아직 다음 회장 선출을 위한 정기 총회 일정은 잡지 못했다.
이 협의회가 차기 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것은 대표 PEF 운용사들이 해당 자리를 원치 않기 때문이란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당초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 한상원 한앤컴퍼니 사장, 송인준 IMM PE 사장들이 거론됐다. 하지만 협의회 회원사 중 선뜻 차기 회장을 맡으려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간사는 정도현 도미누스인베스트 대표 후임에 김영호 IMM PE 수석부사장과 김수민 유니슨캐피탈의 대표가 선임됐다.
국내 PEF들이 협의회 회장 자리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금융당국의 국내 PEF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란 시각이 제기된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6월 금감원장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PEF 운용사 대표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진 원장은 이 자리에서 “PEF가 중견기업 구조조정에 더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11일 열린 회의에는 민병헌 금감원 부원장보가 직접 참석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가 PEF운용사협의회 총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구조조정에서 PEF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시각"이라며 "PEF는 음지에서 활동해야 하는데 협의회 회장이 되면 당국과의 대화 등 양지로 나오는 측면이 있어 대부분 고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