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공모를 통해 뽑는 외자운용원장에 내부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37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8대 외환보유고를 주무르는 외자운용원장을 개방직 직책으로 두는 게 맞는지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총 4명이 응시한 가운데 모두 서류전형을 통과한 상태다. 다만 지원자 대부분이 한은 내부 인력이며, 현재 외자운용원 출신 A 국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중이다. 최종 결정은 현 외자운용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20일 전에 나올 예정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한은 내부에서는 외자운용원장을 개방직 공모로 뽑는 게 타당한지를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외환보유고 운용은 민간 자산운용사에서 일부 자금을 운용해 본 경험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외부인을 뽑을 경우 계약 기간 내내 경험만 쌓고 갈 수 있다”며 “외자운용원장 개방직 공모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도 “외자운용원장 등 대부분의 중앙은행 개방형 직위의 경우 외부 적임자가 많지 않다. 현 2대 외자운용원장까지도 내부인 출신이 되면서부터 한은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공모로 뽑는 게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고 전했다.
한편 한은 외자운용원장은 특급 신분에 부총재보급 대우를 받는 고위직이다. 2년 계약에 추가로 1년 이내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이번 공모는 현 채선병 원장의 임기가 오는 5월 20일로 끝나는 데 따른 것이다. 채 원장은 2014년 5월 21일 취임 이래 3년째 재직 중이다. 1대 원장은 추흥식 원장으로 2011년 11월 25일부터 3년 임기를 채우지 않은 2014년 2월 27일까지 재직했었다. 추 원장은 당시 한국투자공사(KIC)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