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인도시장 장악을 막고자 기업들이 뭉쳤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이베이, 중국 텐센트홀딩스는 아마존의 인도 경쟁사인 플립카트그룹에 총 14억 달러(약 1조6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2007년 아마존 출신에 의해 설립된 플립카트는 이번 투자로 회사 가치가 116억 달러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에 플립카트는 인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스타트업이라는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다만 이는 지난 2015년 투자유치 당시 평가인 150억 달러에서는 후퇴한 것이다.
플립카트 설립자인 사친 반살과 비니 반살은 성명에서 “지금까지의 투자유치 중 가장 큰 규모”라며 “플립카트와 인도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딜(Deal)”이라고 밝혔다.
플립카트에 따르면 텐센트가 이번 투자를 주도했다. 다만 각사가 얼마씩 투자했는지 세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이베이는 이날 인도 사업부를 플립카트에 매각하고 5억 달러의 지분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의 가치가 너무 고평가된 것은 아닌지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플립카트가 10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는 점은 인상적이라며 그러나 플립카트 평가 가치가 내려갔다는 점은 아마존의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어려운 시장 상황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리서치업체 포레스터의 사티쉬 미나 애널리스트는 “플립카트는 이익을 내는 등 생존하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며 “지난 2015년에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됐을 때는 기대와 실제 시장 성장의 불일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지난해 약 160억 달러였으며 오는 2021년에는 480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3년 인도시장에 진출한 아마존은 최근 5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마존은 이미 판매 기준으로 플립카트에 이어 인도 2위 업체로 떠올랐다.
한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도 스냅딜과 플립카트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스냅딜 모회사 재스퍼인포테크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거센 아마존의 공세에 글로벌 IT 기업들이 플립카트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다.
한편 텐센트 입장에서 이번 투자는 중국에서 IT시장을 양분하는 알리바바그룹홀딩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인도 전자결제업체 페이티엠의 신규 전자상거래 사업부에 대한 2억 달러 투자를 주도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모두 중국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인도 등 해외에서 새로운 활력을 얻으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