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억만장자이자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가 매년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어치의 아마존 주식을 팔아 자신이 운영하는 항공우주업체 블루오리진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베조스 CEO는 5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열린 우주 관련 심포지엄에 참석해 “블루오리진에 대한 현재 내가 구상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매년 아마존 주식을 약 10억 달러어치를 팔아 블루오리진에 쓰는 것”이라면서 “그렇기에 블루오리진의 사업 모델은 매우 탄탄하다”고 말했다. 베조스는 이전에도 블루오리진을 설립한 이후 아마존에서 번 돈을 우주 사업에 재투자한다고 말해왔지만 정확한 액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상 이날 심포지엄에서 그가 블루오리진에 쏟아붓는 자금의 규모가 공개된 것이다.
베조스는 2000년 아마존을 통해 번 막대한 자금으로 2000년 블루오리진을 세웠다. 그가 다섯 살 때인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이 우주개발 산업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베조스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창업자 엘론 머스크와 우주개발 산업에서 엎치락뒤치락 경쟁하고 있다. 특히 베조스는 로켓 재활용을 머스크보다 먼저 성공해내기도 했다. 머스크도 스페이스X를 통해 우주정거장 화물 운송 등 다양한 우주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말 우주여행자 2명을 달 근처로 보낼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는 로켓을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우주여행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시도를 하고 있다.
베조스는 이날 1인당 30만 달러의 단기 준 궤도(suborbital) 우주여행 프로그램 구상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블루오리진은 이날 6명이 탑승하는 우주캡슐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 우주캡슐에는 가죽으로 된 6개의 좌석이 있고 좌석마다 ‘역대 우주선 중에서 가장 큰 창문’이 있다. 베조스는 “내 단 하나의 초첨은 사람을 우주로 보내는 것”이라면서 “나는 우주에 인류가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베조스는 최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밀어내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에 이어 세계 2위 부자에 등극했다. 6일 기준 베조스의 순자산 가치는 784억 달러다. 빌 게이츠는 863억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