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한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우버를 살릴 주역으로 허핑턴포스트의 창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이 주목받고 있다. 사내 성희롱 문제로 오명을 뒤집어쓴 우버가 허핑턴의 도움을 받아 탈바꿈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66세의 허핑턴은 온라인 매체인 허핑턴포스트를 창립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 한 컨퍼런스에서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를 만났고 이를 계기로 2016년 4월 우버 이사진이 합류를 결정했다. 현재 우버 이사진 중 허핑턴은 유일한 여성 이사다. 지난 2월 사내 성추행 스캔들이 발생하자 그는 전면에 나서 기업 쇄신을 약속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로사베스 칸터 교수는 “허핑턴을 아는 사람은 누구나 그가 칼라닉 CEO에게 눈치 보지 않고 할 말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중요한 건 CEO를 포함한 경영진들이 허핑턴의 조언을 경청하고 받아들일지 여부다”라고 말했다.
허핑턴은 사내 성추행 문제가 불거지자 그날 당일 트위터에 “조사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당일부터 사내 모든 직원들과의 만남을 늘렸다. 그는 우버 직원이라면 누구든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우버 본사에서 자신과 면담 요청을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그는 직원 100여 명과 면담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우버의 기업문화가 유독 남성중심적이며 여성에게 적대적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사내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허핑턴도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달 21일 “칼라닉 CEO를 보좌하고 기업문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물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페이스북의 여성 COO인 셰릴 샌드버그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는 우버의 기업 문화도 비판받는 지점이다. 우버가 회사 비전을 문서로 밝힌 문장에 ‘능력주의’가 들어가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것이 배타적인 조직문화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컨설팅 업체 패러다임의 조엘 에멀슨 CEO는 “구성원 간 서로 배척하는 경쟁적인 기업 문화는 기업의 수익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버 측은 이러한 비판을 받아들여 ‘능력주의’라고 명시된 부분을 수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허핑턴은 수십 년 동안 여성 문제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 1973년, 23살에 그는 ‘여성인 여자(The Female Woman)’를 출간하며 ‘여성 해방’을 주장했다. 최근 기자회견에서는 그는 “동등한 임금을 보장하고 동등한 직업권을 보장하는 페미니즘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