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원자력발전업체 웨스팅하우스(WH)가 중국 기업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중국 투자자들이 WH를 인수할 수 있다는 점에 경각심을 갖고 있다.
릭 페리 에너지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중국과 연관된 회사의 WH 인수를 차단할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이나 동맹국 기업이 WH를 인수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 수년간 원자로 건설업체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고 특히 WH는 중국 산업스파이들의 타깃이었다. 모회사인 일본 도시바까지 휘청거리게 한 WH는 지난달 29일 우리나라의 법정관리에 해당하는 파산법 11조(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도시바는 돈 잡아먹는 하마가 된 WH 매각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가 염두에 둔 대상은 한국전력공사다.
트럼프 정부와 미국 의회 모두 파산보호 상태인 WH에 중국의 숨겨진 후원을 받는 기업이 입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어차피 인수를 거절당할 게 뻔한 중국 기업들이 존재를 감춘 채 뒤에서 움직인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6~7일 이틀간 플로리다 주의 자신 소유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트럼프 정부는 이 자리에서도 WH에 대한 말이 나올 것에 대비하고 있다.
원전 기술은 민간 목적은 물론 군사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 미국 정부는 민감한 안보 기술과 관련해 기업 인수에 제동을 걸 법적 권한이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WH를 지키고자 세 가지의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첫째는 정부가 중국 바이어들을 직접 차단하고 그 다음에는 미국, 또는 동맹국 기업의 응찰을 독려하며 마지막으로 아예 정부가 직접 WH에 투자하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시절에도 금융위기 당시 위기에 빠진 자동차 업체 지분을 매입한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