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카타르를 방문해 걸프협력회의(GCC) 사무국이 한국산 자동차 배터리에 대해 반덤핑 관세 부과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4일 산업부에 따르면 주 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를 찾아 셰이크 압둘라 알타니 총리를 예방하고 아흐메디 알타니 경제무역부 장관, 모하마드 빈살레 알사다 에너지산업부 장관과 잇달아 만났다.
주 장관은 알타니 장관과의 회담에서 GCC 사무국이 지난해 말 한국산 자동차 배터리 5개 업체에 12∼25%의 반덤핑 관세 판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덤핑마진 산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GCC는 페르시아만 인근의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 등 6개 산유국들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결성한 지역 협력기구다.
주 장관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애프터서비스(A/S) 업체와의 거래 가격만 인정하고 저가로 공급되는 국내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를 인정하지 않아 덤핑 마진이 과다 산정됐다”면서 “GCC 6개국 상무장관들의 최종 승인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합리적인 결정이 이뤄지도록 카타르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알타니 장관은 GCC 사무국 차원에서 재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GCC 내 다른 회원국과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주 장관은 양국 간 교역·투자를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한·GCC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강조하면서 서로의 관심사항을 공유하는 등 한국과 GCC 간 이해를 넓히는 차원에서 ‘예비협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한·GCC FTA는 2008년과 2009년까지 협상이 세 차례 진행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단된 상태다.
한편, 알사다 장관과의 회담에서는 우리 기업이 제크리트(Zekreet) 가솔린 플랜트, 퍼실리티(Facility)-E 발전·담수 플랜트 등 33억 달러 규모의 현지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도록 카타르 정부가 관심과 협력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알사다 장관은 “1978년 현대건설의 도하 쉐라톤 호텔 건설을 시작으로 한국 기업들이 카타르의 각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음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입찰 참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