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27·메디힐)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70만 달러)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 2승째를 기록했다. 이날 우승으로 유소연은 세계 랭킹도 3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유소연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다이나 쇼어 코스(파 72·6763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기록하며 4언더파 68타를 쳤다.
이로써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유소연은 렉시 톰슨(22·미국)과 연장전을 치른 끝에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사실 이날 우승은 렉시 톰슨이 매우 유력해 보였다. 이날 12번 홀이 진행되고 있을 때만 하더라도 렉시 톰슨은 3타차 선두를 달리고 있었고, 사실상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전날 3라운드 17번 홀에서의 상황이 렉시 톰슨의 우승을 멀게 만들었다. 당시 렉시 톰슨은 17번 홀에서 약 30cm 정도의 파 퍼트를 남겨두고 마크했다가 다시 공을 놓고 퍼트했다. 그러나 이때 렉시 톰슨이 공을 들었다가 놓는 과정에서 약 2.5cm 정도 홀 쪽으로 가까운 곳에 놨다는 TV 시청자의 이메일 제보가 대회 마지막날 접수되면서 렉시 톰슨을 흔들었다.
결국 LPGA 투어는 이 사안을 검토해 렉시 톰슨에게 벌타를 부과하기로 하고 톰슨에게 12번 홀을 마친 직후 이 사실을 전했다.
이에 렉시 톰슨은 공을 마크한 지점이 아닌 곳에 놓았다는 이유로 2벌타, 스코어 카드를 잘못 작성해 제출한 이유로 2벌타 등 총 4벌타를 한꺼번에 받은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이후 톰슨이 자꾸 눈가를 훔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4벌타로 3타차 1위에서 5위로 내려앉은 렉시 톰슨은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타수 줄이기에 나섰다. 렉시 톰슨은 13번 홀에서 버디, 18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유소연과 공동 1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결국 하늘은 렉시 톰슨의 편이 아니었다.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유소연은 버디를 잡아냈고, 파에 그친 렉시 톰슨을 따돌리고 우승 상금 40만5000달러(약 4억5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한편,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유소연은 메이저대회 2승째를 거뒀고 세계 랭킹도 2위까지 끌어올렸다. 준우승을 차지한 렉시 톰슨은 지난주 9위에서 4위로 랭킹이 올랐다. 세계 랭킹 1위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