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엇갈린 지표…수출ㆍ소비 반등했지만 양극화 심화

입력 2017-04-02 12:01 수정 2017-04-0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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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5개월 연속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고, 소매판매도 넉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표상으로는 경기가 회복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서민 대부분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경제적 양극화 현상이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악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작년 연말부터 계속된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경기 저점은 탈출했다고 분석했다.

수출은 그러나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지난 3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는 2011년 2월 이후 5년 3개월 만이다.

수출 회복은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교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지만 2월 증가세로 전환했다.

주요 기관들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보다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2%대 중반으로 수렴하고 있으나 2%대 초반을 제시했던 기관들은 세계 경제와 수출 호조 등을 반영해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조만간 올해 성장률 전망 수정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1분기 성장률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이달에 경제전망을 수정한다.

최근 수출이 살아나는 데다 소비도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률 전망치의 인하 폭을 미세한 수준으로 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은은 지난 1월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5%로 낮췄다.

수출, 소비 등 경제 지표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산업생산, 설비투자 지표는 올해 2월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아직 불안정한 모습이어서 장밋빛 미래를 예단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경제적 양극화 현상이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악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부진이 오랫동안 이어진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가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불균형이 심화됐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지난 3월 대기업 매출실적BSI는 99로 2월보다 4포인트(p)나 올랐지만, 중소기업 매출실적BSI는 77로 한 달 전보다 1p 오르는 데 그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매출실적BSI 격차는 22p로 2010년 11월(22) 이후 6년 4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 등으로 전반적인 수익성이 좋아졌지만, 가계의 실질소득은 정체돼 있다. 저성장 기조 장기화와 조선ㆍ해운 구조조정, 가계부채 급증세 등이 맞물려 소득이 제자리걸음이다.

한은의 금융안정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2015년 5.4%에서 지난해 6.4%로 오른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통계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전년보다 0.4% 줄었다. 가계의 실질소득이 뒷걸음질하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게다가 1300조 원을 넘긴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문제는 언제든 돌발 악재가 될 수 있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기준 금리도 올라가면 가계가 갚아야 할 빚은 더 불어나 소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고 당장 이달 발표되는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도사리고 있다.

중국이 한반도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빌미로 추가로 경제 보복 조처를 내릴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경기와 관련해 “좋은 시그널과 나쁜 시그널이 섞여 있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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