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분사’ 성공의 키는 대우조선에?

입력 2017-03-30 12:26 수정 2017-03-3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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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경쟁사 구조조정, 영업에 큰 영향”… 업황 개선 변수로

현대중공업이 사업부문 분할 후 기업 가치 제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거취와 업황 개선이 분할 체제 안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중공업은 내달 △현대중공업(조선·해양·엔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투자) 4개사 체제로 출범한다.

사업 분할에 따른 가장 큰 장점으로 비용절감 및 영업실적이 꼽힌다.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비(CAPEX)와 관련한 의사 결정이 타 사업부와 내부 경합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일 없이 각 사업 특성에 맞춰 제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애매했던 공통비 배분 등의 이슈도 사라져 비용 발생 원인과 책임소재도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조선업계에서는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이 기업 가치를 높이려면 자체 노력 못지않게 대우조선해양의 거취와 조선업 시황 회복이 큰 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분할 전보다 부채비율이 낮아졌지만 재무구조가 개선된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수주 여부는 대우조선해양의 사채권자집회(20일) 이후 가늠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경쟁사 구조조정이 영업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의미다.

방산 부문은 국내 대형조선사 중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만 건조하고 있다. 정부는 조선업 수주절벽을 막기 위해 상반기에 1조5000억 원 규모의 군함 2척을 발주하기로 했다. 이 밖에 선박신조지원프로그램(2조6000억 원), 에코십펀드(1조 원), 여객선현대화펀드(1000억 원) 등을 활용해 올해 10척 이상의 신조 발주도 지원한다.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 방침을 결정했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수주 경쟁을 벌여야 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은 1~2년치 일감인 97척(2월 말 기준)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 기준 신규 수주 현황은 10억 달러(현대삼호중공업 포함 10척)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수주 잔량은 110척으로 가장 많고 신규 수주는 6억 달러(4척)이다.

다만 조선업 시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선 부문은 2016년 바닥으로 점차 회복할 것”이라며 “2020년 1월부터 시행되는 친환경 선박 규제를 고려하면 올해부터 상선 발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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