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화두가 되면서 지주사가 될 회사를 놓고 증권가의 예상이 갈리고 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설처럼 여겨졌던 ‘현대모비스 지주회사파’와 최근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로 힘을 얻은 ‘현대차 지주회사파’로 나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치권에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상법개정안이 논의되면서 증권사들은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맞추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를 다룬 보고서에서 현대차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를 분할한 뒤 합병을 통해 지주사 체제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세 기업을 각각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한 뒤 계열사 지분 보유 투자회사도 합병해 지주사로 만드는 시나리오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현대차가 지주회사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현대차가 계열사인 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로부터 139억 원의 브랜드 로열티를 받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현대차가 지주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브랜드 로열티는 지주사의 대표적 사업 가운데 하나다.
반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의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현대모비스’가 지주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모비스가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현대차와 기아차가 순차적인 인적분할과 각사 투자 부문끼리 합병을 거쳐 개편을 완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 면에서 현대모비스 연결고리 해소에는 4조 원이 들지만, 현대차 연결고리 해소에는 7조2000억 원이 소요된다며 현대모비스의 지주사 논리를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