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이면 오늘은 무슨 옷을 입을까 고민합니다. 캐주얼데이에 정장 입으면 지적받아요.”
현대모비스의 ‘불금’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이번 달부터 정장을 입지 않는 캐주얼데이를 매주 금요일로 확대해 유연한 조직 문화를 확산하려는 회사 차원의 독려 때문이다. 이전까지 현대모비스는 캐주얼데이를 매월 마지막 주에만 시행해 왔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올해 초 내건 ‘미 퍼스트(Me First)’ 실행에 분주하다. ‘나 먼저’ 퇴근하고, ‘나 먼저’ 자유롭게 옷 입기 등으로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자는 취지다.
현대모비스의 캐주얼데이는 이전에도 실시되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 사원을 제외한 부장급 이상 간부들은 캐주얼데이에도 정장을 고수해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까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사원의 캐주얼데이 복장도 정장을 입되 넥타이만 매지 않는 수준이었다.
이런 경직된 문화를 바꾸기 위해 임영득 사장이 앞장섰다. 직접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며 직원들의 편한 옷차림을 장려한 것. 임 사장이 직접 나서자 임원들의 옷차림도 한층 가벼워졌다. 기업문화 팀은 이날 정장을 입고 오는 직원들에 대해 지적을 하는 등 복장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캐주얼데이에 복장 자율화를 장려하기 위해 현대백화점과 제휴해 본사 13층에서 의류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다. 현대모비스 직원들은 이곳에서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일부 브랜드의 의류를 30~70%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나 먼저’ 캠페인으로 ‘가정의 날’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현대모비스는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해 정시 퇴근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음주로 점철된 회식 문화의 변화는 아직 미비하다. 현대모비스는 ‘나 먼저’ 캠페인을 통해 지나친 음주보다는 상호간의 대화를 늘리자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복장이 자유롭게 변하면서 회사의 분위기도 한층 밝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시작 단계인 만큼 아직 눈치를 보는 문화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